[뷰300]노영민이 끌어낸 김한길? 野 막후에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5.05.12 17:44

[the300]文 측근 공개발언에 비노 대표급 金 정면반박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1주년 기념식에서 김한길 전 공동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새정치민주연합 제공)2015.3.26/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의 4.29 재보선 패배 책임 논쟁이 수습되긴커녕 확대일로다. 지난 11일 이후 문재인 대표 측과 김한길 의원으로 대표되는 비노 진영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이날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던 김 의원이 직접 공개논쟁에 뛰어들었다.
당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수 없도록 '도발'한게 노영민 의원이라고 해석한다. 노 의원은 문 대표 핵심측근, 이른바 비선으로 지목돼 왔다.

"문재인 대표와 상당히 가까운 의원"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1일 당내 현안에 대해 라디오 인터뷰에 나섰다. 그에게 진행자가 이 같은 수식어를 붙였다. 공식 당직은 없지만 문 대표 최측근이라는 노 의원의 현재 위상을 확인해준 셈이다.

노 의원은 당내 현안에 시원시원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의사에 대해 "최고위원직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일갈했다. 사퇴 운운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뷰 1시간여 뒤 당 최고위원회의. 마이크를 잡은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역할을 다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고 말했다. 앞서 노 의원과 같은 표현이다.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보는 이는 드물다. 그보다는 문 대표와 노 의원 두 사람, 범위를 넓히면 문 대표 측 인사들이 이 사안에 대해 입장을 조율했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되자 김한길 전 대표가 움직였다. 김 전 대표는 11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꽤 긴 글을 공개했다. 문 대표와 저녁식사를 했음을 공개하면서 문 대표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문 대표는 오로지 친노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야권 대표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지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 최고위원의 사퇴 파장도 컸지만 주 최고위원이 김한길계로 뚜렷이 분류되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직접 나선 것이 주목됐다.

재보선 책임론이 심화되자 문 대표 반대쪽에선 비공식적 의사결정이 문제라고 공론화했다.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12일 조찬모임도 "공식기구에서 공개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라"고 결론을 냈다. 좋게 말하면 핵심측근 그룹, 다르게 말하면 '비선'이 있다는 의구심이다. 노 의원은 당 일각에서 그 당사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노 의원 라디오 인터뷰가 주목받은 것은 이 때문이다. 때마침 발언 내용도 사실상 문 대표를 대신해 비노 측에 공세를 편 것으로 풀이됐다. 섣부른 봉합 시도보다는 비노의 주장에 정면반박하는 모양새였다. 주 최고위원 등 비노 진영을 향해 '문 대표 흔들기를 그만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라디오와 SNS를 이용한 공중전이 벌어진 건 이처럼 양측 핵심인물이 전면에 나섰단 의미가 있다. 새정치연합 내홍은 수습보단 각 세력간 물러섬 없는 힘겨루기로 흐르는 양상이다.

문 대표 측은 비선이니 소통부족이니 하는 비난에 펄쩍 뛴다. 노 의원도 당내 '측근정치' 우려가 있단 지적에 "당연히 공조직을 통해서 (의사결정)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자제하면 좋겠다. 품격도 지키고 선당후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영민이 김한길을 호출했다'는 분석은 상투적인 정치공식을 따른 결과일 수 있다. 맞지 않기를 바라는 기분도 든다. 이런 구도에 민생도, 정책도, 법안도 찾기 어렵다. 공무원연금개혁이 중요하다곤 하지만 실제 야당 의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건 당내 권력투쟁이다. 그 투쟁의 이면엔 '다음 총선에서 내가 공천될 수 있을까, 공천 후 본선에선 과연 이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공포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수권능력을 보이지 못하는 정당이 정치적 생존이든 민생이든 외쳐봐야 공허하게 들린다. 제1야당의 미래가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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