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오른 野계파갈등, 문재인 '원탁회의'로 돌파구?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5.05.10 11:59

[the300]재보선 패배 책임론에 비노계 원내대표 출신 구성…리더십 시험대에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정청래 최고위원과 공개 석상에서 언쟁을 벌이다 문재인 대표의 만류를 뿌리치며 퇴장하고 있다. 2015.5.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던 호언이 점차 무색해지고 있어서다.

어버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출된 볼썽사나운 장면은 새정치연합 계파정치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이날 비노계(비 노무현계)로서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호남 지역구를 둔 주승용 최고위원은 '재보선 책임론'을 앞세워 문 대표를 강하게 압박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무계파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을 '사퇴 시늉만 한다'고 자극하자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후 "문 대표가 십고초려를 한다 하더라고 최고위원으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친노패권주의'의 문제를 지적하며 당 지도부에 동반사퇴를 요구 중이다. 갈등 봉합의 또 다른 열쇠를 쥔 정 최고위원도 문 대표의 사과 요구에 대해 "그럴 생각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이종걸 의원이 범친노그룹으로 묶이는 정세균계 최재성 의원을 5표차로 꺾고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다.

게다가 이 원내대표가 임명한 공동 수석부대표 가운데 손학규계 이춘석 의원은 문재인·박지원·정세균 등 이른바 '빅3'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다른 공동 수석부대표인 이윤석 의원은 대표적 호남출신 인사로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지원 의원과 막역한 사이다.


그동안 문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우윤근 전 원내대표나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는 다른 관계 설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우 전 원내대표는 2012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계파색이 옅은 중도온건주의자이지만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친노계의 지지를 받았다.

그와 함께 원내지도부에서 활약한 안규백 전 수석 역시 정세균계 범친노그룹에 묶인다. 원내협상 주도세력이 친노에서 비노로 전환되면서 문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이후 이틀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재보선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쉼 없이 달려온 피로를 풀어내기 위한 휴식지만, 당내 계파정치가 표면화된 이상 마냥 맘 편히 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문 대표가 임기 전부터 추진해오던 '원탁회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 문 대표는 이날부터 당 대표를 지낸 인사와 계파 수장들을 상대로 원탁회의 참석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노측 인사가 참석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4월초 문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대표급 인사들의 원탁회의를 주재했으나 박지원 의원은 '전남대 특강 일정'으로, 김한길 전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원탁회의에 이해찬·한명숙·정세균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영선·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은 참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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