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0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구장과 일산 중산공원. 55개 언론사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가 열렸습니다. 매년 한 번씩 열리는 언론인들의 축제입니다. 일부 언론사가 우승 보상으로 '특별 연차'를 내걸 정도로 의미있는 대회입니다. 기협 축구대회를 위해 '체육 특기자'를 경력직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각 팀에는 지난해에는 볼 수 없던 '새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회사별로 그간 새롭게 영입한 경력기자들입니다. 이 중 발군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은 기대대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이들을 채용한 언론사로서는 M&A 효과를 거둔 셈입니다.
해외 축구에서도 사례는 많습니다. 이탈리아의 축구 명가 유벤투스는 2013년 7월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테베즈를, 지난해 7월에는 스페인 레알마드리드로부터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를 각각 영입합니다. 결국 유벤투스는 지난 6일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세계 최고의 팀' 레알마드리드를 2-1로 꺾었습니다. 여기에는 모라타의 선제골과 테베즈의 결승골이 있었습니다.
영입되는 선수 입장에선 스카우트가 엄청난 기회입니다. 특히 레알마드리드 시절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에 밀려 벤치를 지키던 모라타는 '대반전'을 이뤄냈습니다. M&A를 통해 인수되는 기업들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불고 있는 M&A 바람의 배경에는 장기화된 불황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해 대중에게 알리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성공 여부도 불확실합니다. 이보다는 이미 검증된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최근 이랜드그룹은 스케이트보드 운동화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 '수프라'를 인수키로 했습니다. 이랜드가 보유한 케이스위스와 수프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 스포츠 시장도 선점할 방침입니다.
M&A로 팀의 색이 바뀌기도 합니다. 유벤투스는 원래 '빗장수비'로 유명한 팀입니다. 세 명의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 안드레아 바르잘리, 조르지오 키엘리니는 상대 공격수들에게 '통곡의 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공격진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새로 영입한 공격수들의 활약으로 레알마드리드를 잡아냈습니다.
이와 관련,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이 있습니다. 게임사업으로 잘 알려진 NHN엔터테인먼트입니다. 지난 7일 NHN엔터는 네오위즈인터넷 지분 40.7%를 106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네오위즈는 PC와 모바일에서 음악포털 '벅스'를 운영 중입니다. NHN엔터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와 '벅스'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NHN엔터는 실적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게임사업 비중을 줄이고 간편결제, 전자상거래 등 비(非)게임사업 비중을 높일 계획입니다.
새로 영입한 선수가 전부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부상이나 부진을 면치 못해 '먹튀'라는 오명을 쓰게 된 사례들도 많습니다. 결국 실력을 갖춘 선수만이 살아남습니다. M&A에서도 결국 내실있는 기업을 골라내는 안목이 가장 중요한 요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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