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유승민, '공무원연금 개혁' 강행 직전 '회군'…왜?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5.05.07 15:17

[the300]김무성, 의총 의원표결 도중 중단..당 지도부 책임론·청와대 갈등 의식한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2015.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무산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구주류와 신주류 간 갈등이 분출일로에 이르렀다. 김무성·유승민 '투톱'이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밀어붙이지 못한 데에는 이 같은 갈등이 새누리당 지도부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한 의원 표결을 중단시켰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이 의총에서 표결을 강행,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고자 했었던 것과 대조적이어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본회의가 끝내 무산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의총에서 결론내고 끝까지 할 생각이었는데 막판에 당 대표가 당의 화합이나 청와대와의 관계도 고민했던 것 같다"면서 김 대표와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가 원내지도부와의 팀웍보다 청와대의 의중을 고려하는 쪽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 측에서도 "김 대표가 갑자기 입장을 튼 이유가 뭐냐"며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은 청와대와의 교감에 따른 결정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새누리당 의원은 "대표가 꼭 하려고 했으면 청와대가 뭐라고 하든 할 수 있지만 청와대가 해라, 마라 한 것도 없다"며 "무엇보다 당의 화합을 중요하게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여야 합의안에 반대하며 최고위원직을 거는 돌출행동이 김 대표에게 더욱 부담이 됐다. 개혁안 처리를 강행해 김태호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경우 이것이 지도부 책임론으로 겉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서청원·이정현 등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까지 연쇄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게 되면 '김무성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최고위원회와 의총에서 새누리당 구주류에 속하는 친박계 의원들이 일제히 지도부의 협상력을 문제삼아 당 지도부 공격에 나서 의도적인 '지도부 흔들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다른 김 대표 측근 의원은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밀어붙였으면 90대10(찬성 대 반대)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며 "그렇게 했으면 그 핑계로 김태호 최고위원이 100% 사퇴하고 다른 지도부까지 빌미를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수지만 '강력한' 반대가 있었고 여러 가지 사정 상 당을 생각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김무성·유승민 지도부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밀어붙였다면 청와대가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여당을 압박하는 빌미로 삼으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에 임박해 청와대가 입장을 바꿨다며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의총에서 김 대표는 "(청와대도) 다 알고 있었으면서 (협상을) 하고 나니까 이럴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유 원내대표도 "(개혁 협상의) 논의 과정에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등 다 알고 있었는데 개혁안 통과를 요구하면서 나중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격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후 유 원내대표와 별도로 만나 "지도자가 되려면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며 달랬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와 의총에서 유 대표가 말 같지 않은 말까지 묵묵히 들어주며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해 애쓴 것을 김 대표 측도 높이 평가한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톱' 간 갈등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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