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금리상승 우려가 과도한 이유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5.05.07 11:46
주요국 금리상승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코스피도 연일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도 나흘만에 매도로 방향을 전환, 코스피는 약 한 달만에 2080선 아래로 밀렸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주요동력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었다. 유동성위축은 코스피에도 그만큼 부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금리상승으로 유동성 위축을 걱정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금리상승세가 지속되기에는 글로벌 경기여건 회복세가 아직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를 거쳐 잇따라 실시된 주요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일시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9% 내린 2077.4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098.48(-0.29%)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낙폭을 키우며 2090, 2080선을 차례로 내줬다. 코스피가 장중저점 기준으로나마 208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자금유입도 이전처럼 견조하지 못하다. 현재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56억원을 순매도, 나흘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기관은 이날도 104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최근의 조정은 미국·유럽 등지에서의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급락이 글로벌 유동성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금리상승은 지난달 하순부터 본격화됐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 이후 11거래일 연속 오르며 전일 종가기준으로 1.969%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와의 갭도 21.9bp(0.219%)까지 벌어졌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글로벌 주요국 금리가 오르며 한국금리도 따라 오르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저금리기조가 자산가격 상승을 설명해주는 핵심팩터였으나 이 기조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금리가 단기급등한 만큼 안정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각국 중앙은행이 저금리기조를 견조하게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은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현재와 같은 유동성 위축우려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변준호 BN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금리상승은 과도한 채권시장 강세가 다소 완화되는 국면의 흐름으로 판단된다"며 "글로벌 금리가 이처럼 급등할 만큼 글로벌 경기 펀더멘털이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변 팀장은 "채권시장내 강력한 조정흐름이 유동성위축 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글로벌 유동성 축소위협은 제한적"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기 펀더멘털과 정책흐름상 미국 조기금리 인상 이벤트를 제외하면 금리가 지속적으로 급등할 명분은 적고 미국 경기상황도 조기금리 인상우려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유동성 중에서도 미국계 자금의 국내증시 매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중요하다"며 "미국금리 급등이 미국 경기호황 및 달러강세와 연동돼 진행된다면 캐리트레이드 청산조짐으로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에 유동성 축소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글로벌 경기회복 가시화로 금리가 견조하게 상승추세를 이어가더라도 증시조정 본격화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전망도 있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시중금리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 움직임에 기반을 둔다"며 "올해 초를 기점으로 미국, 유로존, 일본 및 각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향후 회복세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미래 수요개선, 소비증가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며 "물가상승이 소비를 위협할 만큼 과도하지 않다면 점진적 물가상승은 기업이익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주가상승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기저에 흐르는 내재적 힘보다 조금 더 앞질러 갈 수 있고 이에 따른 주가상승 속도조절은 펀더멘털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건전한 움직임"이라며 "최근 코스피 변동성 확대가 이같은 이유에 기초한 것이 아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만 전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미국증시 고평가 발언 등은 글로벌 및 국내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추후 단행될 기준금리 인상 이전에 시장충격을 미리 줄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며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6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지수로의 중국A주 편입이 확정될 수 있다는 점도 코스피가 4월과 같이 강한 상승탄력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싣는다"며 "기간조정을 어느 정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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