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5억으로 만족? "100억 받아낼 협상력 키워라"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5.05.06 05:50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③페리 하 드래이퍼 아테나 창업자 및 경영책임자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페리 하 드래이퍼 아테나 창업자 및 경영책임자/사진=방윤영 기자
"한국 스타트업(초기기업)은 고작 5억원 투자받고 만족한다. 하지만 창업가라면 5억원이 아니라 10억, 100억 원 받을 수 있는 협상력이 있어야 한다."

지난달 23일~24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강연한 페리 하 드래이퍼 아테나(Draper Athena) 창업자이자 및 경영책임자는 한국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성공 사례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드래이퍼 아테나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서울에 기반을 둔 선도 벤처캐피탈이다.

-협상력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투자를 받아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자의 관심을 이끄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여러 투자자가 (스타트업 하나를 놓고) 서로 경쟁하도록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게 협상력이다.

한국 스타트업은 '감히 내가 투자자와 어떻게 협상하겠어'라는 생각에 갇혀있다. 그래서 고작 5억 원 투자 받고도 좋아한다. 5억 원 받을 것 10억, 100억 원 받아내는 게 협상력이다. 매각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인수금액을 제시하는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인수 제안을 해왔는데 더 높은 금액을 불렀다'는 식으로 경쟁을 붙일 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시장주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투자 하려면 하고 아니면 말아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협상력 부재는 소수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한국 시장의 특성 때문에 굳어진 사고방식인 것 같다. 하청업체가 대기업과 협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또 갖춰야 할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한국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려면 현지에 있는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실리콘밸리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력이 비슷하면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굳이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국 차별화가 필요하다. 모든 건 상대적이다. 한국 스타트업은 가끔 이 사실을 잊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최고라고 착각한다. 항상 상대를 알고 자신을 파악해야 한다.

-한국 정부의 창업 지원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단기적인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점은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KPI(성과지표) 측면에서 보면 선행적·단기적 지표(leading indicator)와 후행적·장기적 지표(lagging indicator) 두 가지로 나뉜다. 한국 스타트업 몇 팀을 선출해 미국에 데리고 가서 미팅 자리 몇 건을 만들어줬고 계약을 몇 건 체결했는지 등을 측정하는 것이 선행적 지표다.

그런데 결국 스타트업은 기업상장(IPO)이나 M&A(인수·합병)를 해야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다. 이게 후행적 지표다. 장기적 시각으로 성과를 측정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스타트업이 2~3년 안에 성공하는 사례는 거의 없지 않나.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창업 지원기관 담당자의 임기를 최소 5년으로 잡아야 한다. 지금은 기껏해야 3년인데 너무 짧다. 다른 부서에 있던 사람이 창업 지원기관에 와서 적응하고 배우는 데 1년, 새로운 지원정책 추진하는 데 1~2년 쓰면 3년 금방 간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후행적 지표도 관리할 수 없다. 인사든 정책이든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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