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헤라'와 '라네즈', LG생활건강 '후', 잇츠스킨, 클라우드나인 등 다른 국산 화장품 브랜드 매장 앞에도 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잡화 매장에선 MCM 인기가 단연 돋보였다. 샤넬, 루이비통 매장은 썰렁한 반면 MCM 매장에는 가방과 지갑 등을 구입하려는 유커들로 북적였다.
면세점에서 만난 쉬라이씨(25)는 "(노동절 연휴에)화장품과 가방을 구입하려고 일부러 한국을 찾았다"며 "최근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한방화장품과 달팽이크림, 마유크림 등을 많이 샀고 MCM 백팩도 샀다"고 말했다.
중국 노동절(4월30일∼5월3일) 연휴를 맞아 유커 10만여 명이 한국을 찾아오면서 서울 주요 관광지와 유통가가 주말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근로자의 날 황금연휴를 맞아 내국인 상당수가 국내외로 여행을 떠난 반면 유커들은 한국을 찾아 지갑을 열었다.
◇내국인 빈자리 유커가 채웠다…백화점 매출 40∼50% '껑충'=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중국 노동절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은련카드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53.7% 증가했다. 해외패션(88.1%)과 식품(73.3%) 등이 특히 많이 팔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동, 홍대 등에 이어 강남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화장품과 패션의류 뿐 아니라 식품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유커가 없었다면 연휴기간 내국인의 빈자리를 채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근로자의 날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 32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추정됐다. 항공편을 이용해 해외로 나간 여행객도 45만 명에 달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3∼4일 이상 휴일이 이어지면 여행을 떠나는 고객이 많아 백화점은 오히려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하지만 3∼4년 전부터 내국인의 빈자리를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들이 채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가로수길도 유커 행렬…가두점·노점상 함박웃음=명동·가로수길 등 쇼핑거리도 지도를 펼쳐든 유커들의 행렬로 붐볐다. 명동 곳곳에 형형색색의 중국어 현수막이 걸렸고 유커 공략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펼쳐졌다.
화장품·의류 매장, 먹거리 노점 등 상인들은 제품을 실어 나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명동 화장품 매장 직원 이진아씨(38·가명)는 "노동절 기간이 시작되면서 중국인 고객이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마스크팩, 수분크림 물량을 평소보다 2∼3배 주문해 쌓아뒀는데 상당수가 소진됐다"고 말했다.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손님이 줄을 서면서 명동 환전상들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유커들은 커다란 캐리어에 백팩으로도 모자라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위시엔루씨(31)는 "명동과 가로수길에 처음 왔는데 쇼핑하기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며 "다음 연휴도 한국으로 쇼핑여행을 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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