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 탓에'…내수 한계 부딪친 보일러업계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15.04.27 15:21

보일러업계 3사…수출·공조·주방가전 등으로 위기돌파

보일러업계가 내수 시장 포화상태에 다다르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일러업체들이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사업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일러는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는 제품으로 4분기는 보일러업체들이 판촉·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성수기다.

업계에서 유일한 상장사인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매출 4289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했단. 이는 매출은 전년대비 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3년 4.8%에서 2014년 3.1%로 1.7%p 떨어졌다.

귀뚜라미는 2014년 별도기준 매출 2865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32.7% 감소했다. 귀뚜라미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5.1%에서 2014년 3.9%로 1.2%p감소했다.

업계에선 따뜻한 날씨를 실적저조의 최대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12월 깜짝 한파가 찾아오긴 했지만 성수기 진입기인 10월, 11월 모두 예년보다 높은 평년 기온을 기록하면서 내수 보일러 수요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국 평균기온은 14.8℃로 평년(14.3℃)보다 높았으며 11월 전국 평균기온 역시 8.8℃로 평년(7.6℃)보다 1.2℃ 높았다. 12월 전국 평균기온만 -0.5℃로 평년(1.5℃)보다 낮았다.

올해 1, 2월 역시 평년보다 1.1℃에서 1.5℃ 가량 기온이 올라가면서 1분기 실적 또한 기대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역 평균기온 연별변화도/자료제공=기상청

경동나비엔은 국내 보일러기기 전체 수출량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등 수출 물량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되면서 유럽·러시아 쪽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귀뚜라미는 이미 지난해부터 그룹 주력사업을 난방사업에서 냉난방공조 사업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가스보일러 등 난방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귀뚜라미는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귀뚜라미센추리 등 냉난방공조 자회사들의 실적이 포함된 연결기준 실적으로는 매출 5454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3위 업체인 린나이코리아만 지난해 매출 3084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2.3배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3년 2.1%에서 2014년 4.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는 일본 본사인 린나이코퍼레이션이 지분의 97.7%를 소유하고 있다. 해외수출은 본사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전기·가스레인지 등에 주력하며 실적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출의 40%는 보일러, 30%는 전기·가스레인지 등 주방가전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따뜻한 날씨로 제품수명 또한 길어지면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중국 등 해외판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 중국과 국내의 보일러 가격편차가 커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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