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조홍근의 내 몸 건강 설명서] 같은 양을 먹는데 왜 누구는 살이 찌고, 누구는 안 찌나요?

머니투데이 조홍근 연세조홍근내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 2015.04.2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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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먹어도 더 살이 찌는 사람도 있고 안 찌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이를 체질이나 유전적 영향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전한 유전 분석 기술로 비만인과 일반인의 유전자를 상세히 조사해 보니(genome-wide), 비만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이상한 유전자를 공유하는 비율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옛날에는 체중이나 비만 원인의 70퍼센트 정도가 유전에서 비롯된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그렇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전적 요인보다는 소장과 대장에 살고 있는 균(유산균이라고 하겠습니다)의 종류와 다양성이 비만과 당뇨병 발생에 더 중요한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산균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종류와 비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먹는 음식에 따라 구성과 종류가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식사의 패턴을 5일만 달리 해도 유산균의 구성이 바로 변합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의 변화입니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때 번성하는 유산균과 섬유질을 많이 먹었을 때 번성하는 유산균은 많이 다르고 그 하는 일도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유산균의 구성과 종류의 변화가 우리 몸에 변화를 일으켜 비만이나 당뇨를 유발한다는 가설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붉은 고기를 먹으면 그 고기의 어떤 성분이 우리 몸의 유산균과 작용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들어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것도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장내 유산균의 종류가 다양한 사람과 종류가 적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장내 유산균의 다양성이 좋은 사람은 유산균이 만들어낸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 아세테이트, 뷰티레이트, 프로프리에이트)의 혜택을 받습니다. 이 지방산은 장의 점막을 산성으로 만들어 항균, 항염증, 혈관확장, 면역증강을 돕습니다. 반대로 장내 유산균 다양성이 불량한 사람은 인슐린저항성, 혈당상승, 고지혈증, 비만 등의 병적인 상태와 연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유산균의 다양성은 항생제나 다른 균을 투여함으로써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설사, 복통, 가스 과다 배출이 특징인 과민성대장증상의 경우 일단 장내항생제로 모든 균을 죽이고 난 다음 이로운 균만 투여해 주면 극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균형 잡히지 않은 동물성 지방 위주의 식사는 장내 유산균 다양성을 저해하여 장내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이 염증물질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와서 만성적인 염증상태를 유발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결국 살도 찌고 당뇨에도 걸릴 수 있습니다.
비만에 유전보다 무서운 것이 유산균인 셈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까요? 저는 환자들에게 이렇게 권유합니다.

1. 섬유질이 많은 식사를 하세요(채소, 버섯, 해조류, 콩, 일부 과일).
2.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세요.
3. 식사가 끝난 후 당이 첨가되지 않은 플레인 요구르트를 꼭 드세요(하루 한 끼만).
4.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대장에서 분해되는 프락토 올리고당을 유산균에 부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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