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오픈프라이머리…"집근처 투표소서 1표"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 2015.04.24 05:56

[the300][런치리포트-오픈프라이머리 집중분석⑤]새누리당안 뜯어보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3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한번도 어느 정당의 당원으로 등록해본 적이 없다. 아는 정치인이라고는 뉴스에 나오는 여야 당대표와 '연예인급' 국회의원뿐이다. 정치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총선 때마다 생각은 했다. "나는 여당 성향은 맞는데 여당에서 나온 저 후보는 정말 뽑기 싫다. 인물이 저리도 없나. 당은 왜 저런 사람을 공천했을까."
A씨와 같은 불만을 가져본 유권자라면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의 후보를 직접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선거)가 도입될 경우다.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제화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전면 적용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 등 다른 선거 이슈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어떤 변화가 올까. 구체적으로 공직선거법과 당헌 당규 개정안까지 마련한 새누리당안을 토대로 살펴보자.

유권자 입장에선 기본적으로 각 정당의 예비 선거와 본선(총선), 두 번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총선일 60일 전 첫 토요일에 예비 선거를 하도록 돼 있어 내년 20대 총선일 4월13일로 부터 역산하면, 내년 2월13일이 예비 선거일이 된다. 오픈프라이머리도 투, 개표 등 업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할 수 있기 때문에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읍·면·동사무소 등 집주변 가까운 곳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상대당의 강한 후보를 떨어뜨리는 '역선택'도 가능하다. A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B정당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해 A정당이 이기기 쉬운 후보에 투표하거나, 강한 후보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방식으로 투표하는 식이다.

하지만 한 정당에 투표한 사람은 다른 정당의 오픈프라이머리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해 '역선택' 가능성을 줄였다. 두 개 이상의 정당에 투표한 사람의 투표지는 무효로 처리된다. 한 번 밖에 투표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지지하는 A 정당의 후보자가 공천 받게 하는 것이 먼저지 본선 경쟁을 생각해 다른 당 선거에 참여해 '역선택'을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오픈프라이머리를 한 정당만 실시하고 다른 정당은 실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런 제어가 안된다. 가령 B정당의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해 '역선택'을 하게 하고, A 정당에서는 후보를 전략공천하거나 오픈프라이머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후보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오픈프라이머리가 제대로 되려면 모든 정당, 모든 지역에서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선거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자들 입장에서도 변화가 클 수 밖에 없다. 오픈프라이머리가 기본적으로 일반 국민들에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신인들로선 지역에 이름을 알리는 일이 필수적이다.

웬만큼 해선 현역들이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완화하기 위한 조항도 들어있다. 예비 후보자 등록을 선거일 전 120일에서 1년으로 늘려 예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렸다. 예비 후보 등록을 하면 명함 돌리기 등 소극적인 이름 알리기는 가능해진다. 또 당의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당협위원장도 선거일 전 180일까지 사퇴하도록 했다.

강원도의 한 지역구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한 인사는 "정치 신인들을 위한 제도가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일 것"이라며 "지역에 조직을 갖고 있지 않거나,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이 아닐 경우에는 신인들이 현역에 도전할 엄두를 내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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