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귀 찢어져 의경 '중상'…'아수라장' 광화문 시위

뉴스1 제공  | 2015.04.19 17:40

경찰차량 71대 파손, 경찰 74명·시민 11명 부상, 100명 연행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세종로 광화문 앞 교차로에서 지난 주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린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 당시 빚어진 충돌로 파손된 경찰버스가 견인되고 있다. 2015.4.19/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전날 서울 광화문 도심에서 열린 집회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그런데 1만여명(추최측 추산 2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추모 집회는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하면서 과격 폭력시위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차벽 설치에 우산을 휘두르며 폭행을 일삼았고 이에 맞서는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액과 물대포로 대응해 광화문광장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시위로 경찰버스 67대 등 총 71대 차량이 파손됐고 캠코더 4대, 무전기 22대 등 경찰장비 총 368점이 파손되거나 사라진 것으로 19일 집계됐다.

또 의경 한 명이 시위대의 메가폰에 맞아 왼쪽 귀가 3㎝ 찢어지고 또 다른 의경이 유리조각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는 등 의경 3명이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밖에도 이들 의경을 포함해 의경 50명, 경찰관 24명 등 경찰 74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들 중에도 경찰 방패에 맞아 복통을 호소하거나 호흡 곤란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중상자 2명을 포함해 총 11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또 유가족 21명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100명이 해산명령 불응, 교통 방해,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유가족과 고등학생 6명, 부상자 등 29명은 이날 새벽 조사를 끝낸 뒤 귀가조치됐고 현재 71명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불법폭력시위로 많은 시민에게 교통불편을 초래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시위 주동자 등에 대해 엄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파손된 경찰 차량이나 장비, 경찰관과 의무경찰 부상 등에 대해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측에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1년 전국집중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8일 오후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으로 행진하면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이 참가자들을 향해 캡사이신을 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앞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이후 맞은 첫 주말인 18일 오후 3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등 시민 1만여명은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세월호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인양'을 촉구했다.

대회가 끝난 오후 4시30분쯤 '인간 띠 잇기'를 예고했던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하기 위해 서울광장 밖으로 나와 광화문광장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은 이를 신고하지 않은 집회로 보고 제지에 나섰다.

경찰이 동아일보사 앞에 차벽을 설치하면서 통행이 막히자 시위대는 경찰 방패를 뜯어낸 후 날을 세워 경찰을 찍고 미리 준비한 밧줄을 안전펜스에 걸어 잡아당기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또 붉은색 스프레이를 경찰 얼굴에 뿌리고 진압 중인 경찰을 향해 소화기도 분사했다. 경찰버스에는 빨간색 스프레이로 '세월호', '박근혜', '퇴진' 등 글을 적었다.

시위대는 차벽에 막혀 나아갈 수 없자 인사동을 거쳐 우회로인 서울 종로경찰서 앞까지 진출해 경찰과 다시 대치했다.


이곳에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물병, 계란 등을 던지거나 물총으로 먹물을 쐈고 경찰은 이에 대응해 최루액(캡사이신)을 살포했다.

오후 6시10분쯤 시위대 6100여명은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해 재차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세종대왕상 주변에 설치된 경찰벽 밑부분을 노끈 등으로 묶은 후 끌어당겨 경찰벽 3개를 철거했다. 경찰벽은 성인 남성 키 정도 높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6시26분쯤 최루액과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시위대를 막았지만 경찰벽이 뚫린 곳으로 행진이 이어지고 자진해산이 이뤄지지 않자 물대포를 동원했다. 경찰의 물대포 사용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우산과 물통, 계란, 모래주머니 등을 던졌고 일부는 경찰관에게 직접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무릎 골절상을 입는 등 시민 2명이 다쳤고 의경 1명이 뒤로 넘어진 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후 6시44분쯤에는 시위대가 정부서울청사 북단과 시민열린마당 북단 사이에 설치된 차벽의 바퀴를 쇠꼬챙이로 찔러 구멍을 내고 운전의경이 타고 있는 차량을 밀어 흔들고 차량 유리창을 부순 후 밧줄로 잡아당겼다.

또 흰색, 붉은색, 검은색 등 스프레이를 차벽 차량에 분사하고 출입문과 유리창을 망가뜨렸다.

저녁 7시15분쯤에는 시위대 500여명이 차벽 틈새로 들어가 광화문 누각 앞 율곡로 차로를 점거했다.

경찰은 광화문 누각까지 버스벽 하나만 남겨둔 상황에서 재차 최루액과 소화기를 살포했다. 또 살수차 3대가 동원돼 물대포가 발사됐다.

시위대는 선두대열에 생수통을 전달해 최루액을 씻어내게 했다. 일부는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고 일부는 쇠사슬 등을 이용해 경찰버스를 흔들었다.

격렬했던 시위는 밤 10시를 넘겨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오늘 희망을 봤다"며 "24일과 25일 다시 모여달라. 오늘보다 조금 더 앞서나가도록 하겠다.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뒤 잦아들었다.

이후 시위대는 밤 11시쯤 자진해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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