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금리하락에 따른 머니무브 가능성 평가와 업권별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아직은 은행에서의 자금 이탈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은행 수신 만기가 점차 단기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예금은행 수신증가는 대부분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예금 위주로, 장기성 예금은 감소하고 있다"며 "은행 수신자금 단기화 현상은 은행 수신금리의 추가적인 하락 기대와 맞물리며 금융권역간 대규모, 장기적 자금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7월 432조5000억원이었던 장기성 예금은 올해 1월 421조7000억원으로 11조원 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금은행 총수신금리(잔액기준)은 2008년 10월 4.87%에서 줄곧 하락해 올해 2월 1.83%까지 떨어졌다. 특히 저축성 예금금리는 2008년 5.9%에서 2월 2.48%로 떨어졌다. 여기에 3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하해 은행 수신금리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지만 지난해 중 원화 예금 잔액이 71조6000억원(7.1%) 늘어난데 대해선 "저성장·저금리 시대에서 원금만은 지켜야 한다는 인식과 부동산, 주식 등 기타 자산 수익률의 부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주목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경우 단기화된 은행권 예금이 다른 금융권역 투자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축성예금 금리가 2%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금융소비자들이 과거 저축성예금에서 경험했던 4~5% 금리를 목표수익률로 설정할 경우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서서히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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