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닥 700시대, 과열일까 또오를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황국상 기자 | 2015.04.17 17:39
코스닥지수가 7년여만에 700고점을 탈환하면서 투자심리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이 과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코스닥에 대한 각종 우려들은 지난 2월 600선을 돌파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안팎의 풍부한 유동성 흐름이 지속되는 한 현재와 같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17일 코스닥은 전일 대비 1.23% 오른 706.90으로 마감, 지난해 말(542.97) 대비 불과 3개월 반만에 30.2% 상승했다. 코스닥이 700선 상단에 마감한 것은 2008년 1월10일(713.36) 이후 7년3개월여만의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은 장중 708.23(+1.42%)까지 오르며 710선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지난해 말 542.97로 마감한 코스닥은 1개월여만인 지난 2월5일 600선에 올라섰고 이후 2개월여만인 이날 700선마저 돌파했다. 하지만 700이라는 숫자는 500, 600과 무게감이 다르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훨씬 이전 수준까지 코스닥이 오른 데 대해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2개월 향후 이익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코스닥 시장의 PER(주가이익비율)은 지난 16일 기준으로 16.72배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현재 수준은 2000년 3월10일 코스닥이 2834.40으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의 PER(-10.74배)에 비해서는 과열정도가 낮다. PER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이익이 적자일 것으로 전망됨에도 주가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코스닥 PER은 2003년 이후 12년간 평균치(10.36배)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자 최근까지 12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시점의 코스닥 PER이 코스피 PER(10.9배)과 괴리가 크다는 점을 들어 과열을 우려하기도 한다.

여유자금이 아니라 빚을 내서 투자하는 금액을 의미하는 신용잔고가 역사상 최고점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점도 과열징후를 나타나는 징후로 꼽힌다. 지난 16일 기준 코스닥 신용잔고는 3조7628억원으로 코스닥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총규모가 8배 가량 더 큰 코스피시장 전체의 신용잔고(3조3321억원)보다 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적모멘텀 유무를 가리지 않고 약간의 테마성 호재꺼리만 있으면 주가가 오르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1059개 종목 중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오른 종목의 수는 937개(88.5%)에 이른다. 반면 올해 코스닥 이익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연일 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코스닥 종목 중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191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합계는 7조1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달 중순에는 6조7600억원으로 하향된 후 현재는 6조6700억원대로 재차 하향조정됐다.


그럼에도 아직 코스닥의 상승추세가 꺾일 것이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증시를 둘러싼 유동성 환경이 너무나도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으로 간주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21조원을 돌파, 2012년 2월말 이후 3년여만에 최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거래대금도 연일 증가추세다. 지난 14일 코스닥 일거래대금은 5조3804억원으로 2000년2월 이후 15년여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월별 기준으로도 이제 갓 중순을 지났지만 4월 코스닥 거래대금은 51조9500억원으로 지난해 4월 총 거래대금(45조5200억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월 거래대금의 전년동월비 증가세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저금리기조 심화로 증시 예탁금이 연일 늘어나고 있고 코스닥으로의 자금유입도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개별기업별로 실적쇼크가 나타나고 이에 따른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장 전체의 상승탄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잇따른 대규모 양적완화로 촉발된 외국인 유동성의 유입도 코스닥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에서 촉발된 유동성이 코스닥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지속적으로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과 기관은 코스피를 순매도하고 있다"며 "개인·기관 등 국내투자자는 이 자금을 다시 코스닥으로 투입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현재와 같은 유동성 흐름이 지속되는 한 코스닥의 상승탄력도 유지될 것"이라며 "적자종목마저 손쉽게 상한가로 치닫는 등 현상을 보면 투자심리 과열징후가 분명하지만 상승탄력은 당분간 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갑자기 커져 증시 안팎의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에는 상승탄력이 꺾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의 김 부장은 "코스닥 유동성의 지속적인 유입에 외국인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위축은 코스닥 유동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5월 이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이벤트들에 촉각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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