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에 곤란(?)해진 펀드매니저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15.04.20 06:00

코스닥 시총 20위까지 '시총 1조'...셀트리온 9.5조

최근 증시 활황으로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코스닥을 중심으로 중소형 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들이 고민에 빠졌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결과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펀드 편입 룰에서 벗어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확신해도 더 이상 주식을 사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 로우프라이스 펀드’는 시장가 2만5000원 미만인 ‘저가주’에 투자해 왔는데, 최근 투자종목들이 급등하면서 최근 1년간 약 40%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이 펀드는 최근 투자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유하고 있던 주식들이 2만5000원을 훌쩍 넘어선 것들이 늘어나면서 추가매수가 어려워졌고, 다른 코스닥 중소형주에 투자하려 해도 가격기준에 맞는 적합한 주식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 도중 주가가 2만5000원을 넘은 주식들에 대해서는 보유는 유지하되 추가 매수는 하지 않는다”며 “(현재 편입한 종목들의 주가가 더 상승할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투자원칙을 지키기 위해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지난해 시작한 중소형주 펀드와 관련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가격이 낮으며 성장성과 펀더멘탈을 겸비한 주식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주가상승을 감안한 새로운 투자기준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돼 있는 대형주들의 시가총액이 펀드에서 편입하는 중소형주들보다 낮은 경우도 많아 판단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대표주인 셀트리온의 지난주말 기준 시가총액은 9조5000억원에 달한다. LG전자, 삼성SDI에 버금가는 수치다. 코스피 시총 28위인 LG전자가 9조8800억원, 29위인 삼성SDI가 9조4000억원이다. 이 외에도 현대제철, 하나금융지주, 현대글로비스 등 셀트리온보다 시총이 낮은 ‘대형주’들이 수두룩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초만해도 시총이 3조8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주가가 2만6400원에서 8만7500원으로 3.3배가 뛰면서 시총도 급격히 확대됐다. 지난 14일에는 셀트리온 주가가 장중 한 때 9만7400원까지 올라 시총이 10조원를 웃돌기도 했다.

‘코스닥 시총 1조 클럽’은 20곳이나 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시총 1조 이상인 기업은 11개 뿐이었는데 1년4개월만에 2배나 늘었다. 올해는 △메디톡스 △컴투스 △내츄럴엔도텍 △산성앨엔에스 △웹젠 △로엔 △이오테크닉스 △콜마비앤에이치 △바이로메드 △OCI머티리얼즈 △슈피겐코리아 등이 새로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나 시가총액이 커지며 일부 펀드가 고민스런 상황에 빠진 건 사실이나,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중소형주 펀드운영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 상무는 “보통 코스피 시총 100위까지를 대형주, 그 이하를 중소형주로 보는데 현재는 이 경계가 약 2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코스닥 기업들이 시총 1조원대에 진입한 곳이 많지만 아직 대형주라고 보기 힘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실적이 대형주급으로 올라올 지도 지켜볼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주가는 언젠가 제 자리를 찾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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