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시대' 은행 은퇴자금 시장 경쟁 치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5.04.18 13:30

저물가-저성장-저금리' 뉴노멀시대 은퇴자산 관리도 '저축'에서 '투자'로 무게 중심 이동

'저성장-저물가-저금리'를 통칭하는 '뉴 노멀'이 새로운 기준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출산율이 줄고 노동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물론 인구 고령화로 생산성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뉴노멀' 시대에는 저금리의 안정성 위주 포트폴리오로는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렵다는 점에서 은퇴 자산관리의 무게 중심을 '저축'에서 '투자'로 옮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퇴직연금 계좌인 IRP(개인퇴직연금계좌) 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은 올들어 IRP 확대를 위해 차별화 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가 종전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돼 IRP에 가입하면 최대 300만원에 대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물론 IRP 상품이 저금리 상황에서 2~3%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IRP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한 개인형 퇴직연금 상품이다. 노후대비 자금을 스스로 적립하거나 이직할때 받은 퇴직금을 적립한 다음 55세 이후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일반예금과는 별도로 금융기관별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을 적용 받을 수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충족할 수 있다. 단, IRP를 55세 이전에 해지하면 수령액의 16.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저금리 기조가 자리잡았지만 7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IRP 수익률(원리금보장형)은 3.0~3.5% 수준으로 다른 예·적금 상품보다 높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수익률이 3.5%로 최고였다. 올들어 기준금리가 1.75%로 낮아졌지만 IRP 수익률은 2.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분기 기준 IRP 수익률은 외환은행이 0.7%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하나(0.68%), 우리(0.67%), 기업(0.66%), 국민(0.63%), 신한(0.62%), 농협(0.60%) 등이 뒤를 이었다. 분기 수익률이라는 점에서 4분기 수익률을 합산하면 기준금리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각 영업지점에 목표 IRP 수량을 제시하는 등 IRP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IRP는 은퇴할 때까지 보유해야 하는 장기상품이자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NH농협은행은 퇴직연금 담보대출 서비스 등 차별화 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IRP 상품 홍보를 위해 영업부 직원들이 가두홍보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각 매장마다 '세테크의 절대 강자 신한은행 개인 IRP' 현수막을 걸어놓고 자산을 예치하는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판매를 권유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러한 마케팅에 힘입어 IRP 계좌 잔액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농협, 우리, 하나, 외환, 기업 등 7개 은행의 경우 올 1분기에만 IRP 적립금이 2719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1조2362억원에서 1조3244억원으로 882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은 1조5911억원에서 1조6675억원으로 764억원 늘었다. 우리은행의 IRP 적립금은 1조754억원, 농협은행은 4775억원, 외환은행 2750억원, 기업은행 4146억원, 하나은행 4137억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는 저축보다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은퇴 자산 관리도 투자 쪽으로 무게 중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제 혜택은 물론 초저금리와 주식시장 활황도 IRP 계좌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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