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美中부진에도 유동성랠리 지속된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5.04.16 11:53
코스피가 장중 2130을 돌파하며 박스권을 돌파한 가운데 바깥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의 3월 산업생산이 예상치를 밑돌며 약 3년만에 최대낙폭을 기록해 쇼크를 초래했고 중국이 부진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발표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4% 오른 2129.37을 기록 중이다. 장중 고점 2137.16(+0.81%)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다소 줄었으나 닷새째 견조한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날도 코스피를 끌어올린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장 초반임에도 외국인은 1397억원을 순매수, 지난 7일 이후 8거래일 연속 매수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에서는 여전히 투신(-1067억원) 금융투자(-307억원) 등을 중심으로 1348억원을 순매도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자금이 견조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코스피에 호재꺼리다. ECB(유럽중앙은행)가 양적완화를 본격 개시한 지난달 국내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2조9600억원으로 전월(5730억원)의 5배를 훌쩍 웃돌았다. 코스피가 연초 1880선에서 현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었던 힘도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코스피 업종 중에서도 실적개선 모멘텀이 높은 쪽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전자, 건설, 화학, 조선, 철강 등 업종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이 일정수준 이상 오르고 난 후에는 여타 업종에까지 외국인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 유동성의 지속적인 유입은 최근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대세상승 장세에서 필수적인 요건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갑자기 방향을 선회할 경우 코스피에 미칠 충격도 그만큼 클 수 있다.

미국·중국의 부진한 경기흐름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되곤 한다. 미국·중국이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기 때문에 국내기업의 실적개선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이 한 측면이다. 또 다른 측면은 이들 국가의 경기가 부진할수록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될 우려는 그만큼 줄어들거나 되레 유동성 확장을 기대하는 심리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들어 강달러 영향으로 주요기업의 실적부진이 잇따라 확인되곤 했다. 예상치를 밑도는 각종 거시지표들은 미국이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금리인상 조기단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미국 경기지표 악화'라는 악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되레 호재로 작용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경기부진에 대한 시각도 마찬가지다. 중국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까지 잇따라 기준금리인하,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2009년 이후 6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음에도 중국증시가 상승한 것은 추가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확장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잠정치를 이미 발표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코스피가 주요 상장사의 실적개선세를 확인하고 추가상승하기 전까지는 외국인 유동성 유입이 견조하게 지속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크지 않다. 당분간 유동성의 힘으로 편안히 올라가는 상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국 양적완화로 늘어난 유동성이 글로벌 증시의 동반상승을 가능케 해 글로벌 자산을 증가시켰다. 이는 다시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여력을 키워 한국증시로의 자금유입이 늘어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설명이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는 유럽 일본 중국이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커져서 각국 중앙은행이 제시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 상승자체가 부(Wealth)의 증가로 연결되면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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