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 선언 준비…새 협상카드 될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2015.04.14 09:11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라는 무기를 꺼내들었다.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디폴트 경고 협상 타결을 위한 새로운 전술이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협상이 이달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5월과 6월 국제통화기금(IMF)에 지불해야할 채무를 상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스는 5월 1일 2억300만유로, 5월 12일 7억7000만유로에 이어 6월 중으로 16억유로를 차례로 IMF에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는 당장 이달 공공부문 임금 및 연금 지급으로 24억유로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이 때문에 이번 달 24일 예정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와의 협상이 중대한 고비다.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의 지원 여부가 이 협상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벼랑 끝에 몰렸다"며 "구제금융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면 대안은 디폴트 외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출한 경제 개혁안이 국채 채권단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분할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독일 매체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존탁스자이퉁(FAS)은 지난 12일 협상 실무를 맡은 유로워킹그룹(유로존 재무차관 협의체) 그리스의 개혁안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의 디폴트 경고는 하나의 협상 전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FT는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유로존은 결성 16년만에 전례없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디폴트가 선언될 시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 자금지원은 즉각적으로 중단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자금 수혈을 받아왔던 그리스 은행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으며 그리스 경제 불안정은 한층 더 심화될 전망이다.

디폴트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FT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해도 자동적으로 유로존에서 퇴출되지는 않겠지만 유로존내에 머무르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독일의 경우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해도 유로존이 이를 충분히 넘길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일단 협상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재무부는 지난 12일 정부가 채권단과의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는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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