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마지막 길을 떠나면서도 남겨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장학사업에 대해 걱정했다.
13일 유족 관계자에 따르면 생전 아들에게 회사보다 집 한 채만 남겨 주겠다고 엄한 모습을 보였던 고 성 전 회장은 이마저도 못 해줘 미안하다는 마음을 유서를 통해 나타냈다.
유서에는 현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유족측은 설명했다. 고 성 전 회장의 유서에는 "장례절차를 검소하게 치르고 평소 존경했던 어머니 곁에 있고 싶다"는 내용도 담겼다.
고 성 전 회장은 1991년 사재 31억원을 출연, 서산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지난 25년간 학생 2만800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고 성 전 회장의 발인은 이날 치러지며 장지는 충남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로 결정됐다. 이곳은 고 성 전 회장의 어머니가 묻힌 곳이라고 경남기업은 설명했다.
고 성 전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에는 10일부터 12일까지 여야 정치인, 연기자 지창욱·전노민씨, 테니스선수 이형택씨 등 5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검찰은 전날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성 전 회장은 사망하기 전 56자가 적힌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에는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10만달러, 허태열(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 3억원, 홍문종 2억원, 홍준표(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서병수) 2억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름만 거론됐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오전 5시11분쯤 서울 청담동 자택을 빠져나갔다. 유서를 발견한 성 전 회장의 아들이 운전기사를 통해 오전 8시6분쯤 경찰에 신고, 오전 8시 12분쯤 직접 인근 파출소를 찾아 추가 신고절차를 마쳤다. 같은 날 오후 3시32분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성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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