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배 같은 느낌입니다"…침통한 경남기업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 2015.04.09 16:57

유서 남기고 잠적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숨진 채 발견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0억원의 성공불융자금 횡령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머리 숙여 사과하는 성완종 회장. /사진=뉴스1

"선장 잃은 배 같은 느낌입니다. 앞으로가 더 막막한 데 그래도 맡은 일은 해야죠." (경남기업 직원 A씨)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집에 유서를 남기고 잠적한지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후 3시32분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형제봉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 올라가다 등산로를 벗어난 우측 30m 지점에서 숨져 있는 성 전 회장을 수색견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11분쯤 서울 청담동 자택을 빠져나갔다. 유서를 발견한 성 전 회장의 아들이 운전기사를 통해 오전 8시6분쯤 경찰에 신고, 오전 8시 12분쯤 직접 인근 파출소를 찾아 추가 신고절차를 마쳤다. 유서에는 "나는 결백하다. 자살하겠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 직원들은 성 전 회장의 잠적 소식에 이은 비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 이성희 경남기업 법정관리인 취임으로 회생계획안을 마련, 회사를 일으키려던 와중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것. 경남기업은 수주한 프로젝트들을 재검토하고 협력업체들과 회의를 가졌다.


성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검찰은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인 명복 빈다"고 밝혔다. 자원외교 수사 핵심 피의자인 성 전 회장의 사망으로 검찰의 공소권 자체가 사라져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었다. 검찰은 이달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성 전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 전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300억원의 성공불융자금 횡령 의혹과 관련, 융자금 횡령 사실이 없고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했다며 반박했다. 특히 2004년부터 전문경영인을 영입, 회사를 관리했던 만큼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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