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의 틱, 택, 톡] 세월호 1주기..번잡만 떤 1년

스타뉴스 김재동 기자 | 2015.04.11 09:00
세월호참사 1주기가 다가오도록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있는 9명이 있다. 그들을 잊지못하는 마음들도 있다.


4월이다. 곳곳에 꽃이 한창이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산유화도 벚꽃도 목련도 활짝 폈다. 당연히 예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마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무치게 서럽기도 하다. 작년 이맘때 못 다 핀 채 지고만 꽃송이들 때문이다.

회사 건물 1층엔 꽃집이 하나 있다. 그 앞엔 1년 전부터 칠판이 하나 내걸리고 있다.

“단원고 2학년 허다윤. 맘속으로 불러봐주세요.” 그렇게 적힌 메인칠판 아래 더 작은 칠판에는 “허다윤, 박영민, 남현철, 조은화, 양승진, 고창석, 이영숙, 권재근, 혁규”란 이름들이 적혀있다.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9명의 이름이다. 그들의 이름이 적힌 칠판은 한쪽에 노란 리본, 다른 쪽엔 옆으로 누운 노란 세월호를 무수히 많은 노란 나비들이 들어 올리는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세월호 참사가 벌써 1년이다. 세월호는 여전히 맹골수도 물밑에 남아있고 채 빠져나오지 못한 누군가의 아들 딸들도 아직 그 어둡고 차가운 선실에 남아있을 터다. 그렇게 1년인데..

지난해 11월7일 세월호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11월19일 대통령에 의해 공포됐다. 법명의 풀네임은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법의 존재이유는 진상규명과 그를 통해 발견되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해서 안전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 특별법 3조에 의해 공무원 7명과 민간 전문위원 10명으로 1월1일부터 특별조사위원회도 꾸려졌다.

그리고 그 특위는 지난 2월17일 특별법 시행령 초안을 정부에 제출했고 3월27일엔 해양수산부가 특위의 시행령과는 전혀 다른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특위는 이에 지난 2일 3차 회의에서 해수부 시행령안에 대한 철회 요구 결의를 통과시켜 6일 해양수산부에 제출했다.

특위와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는 해수부 시행령안에 따르면 특위의 전반적인 업무를 조정하고 기획하고 지휘하는 기획조정실장 자리에 해수부 파견 공무원이 앉고 기획조정실 밑의 기획총괄담당관과 진상규명국의 선임과인 조사1과까지 해수부 파견공무원이 배치되는 모양새다.


특위는 이 같은 해수부 시행령이 특별조사위원회의 업무 범위를 축소하여 법제정 취지 및 입법 목적에 위배될 수 있고, 기획조정실장이 각 소위원장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한편, 위원회의 실질적인 조사업무 수행 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행령이 확정 안 돼 직제도 안 짜여 지고 예산도 배정되지 않아 1월1일부터 공무원 신분인 특위위원들에겐 여태껏 급여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그 6일 날 유기준 해수부장관은 선체인양에 관해 여론조사를 해보자했다. 그 6일 날 박근혜대통령은 선체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 6일 날 세월호 유족들은 세종시로 내려가 해수부장관을 만나 시행령을 철회해줄 것과 선체를 즉시 인양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장관을 만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아 세월호 유족 법률 대리인 박주민 변호사에 따르면 몸싸움 등으로 인해 유족 중 3명 정도가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6일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65.8%, '인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16.0%, '잘 모름'은 18.2%였다고 발표했다.

4.16 참사 1주기가 코앞에 다가오도록 결국 한 게 아무것도 없다. 1년째 번잡만 떨고 있는 중이다. 1년 전 아무 짓도 못하고 304명이 수장되는 걸 생중계로 지켜봐야했던, 그 기가 턱 막혔던 무력감이 다시 치 떨리게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무수한 노란 나비들이 날아가 세월호를 건져주는 판타지나 꿈꿔야 되는 건지..

지난 2일 단원고 인근에 마련된 416기억전시관은 '416 세월호 참사 기록전시회-아이들의 방'을 마련했다. 그곳엔 아이들의 생전 육성을 한 줄씩 적어놓은 방도 있다. 3반 박예슬양은 “약속은 꼭 지켜야 된다고 생각해. 우리 약속 꼭 지킬게”라고 말하고 있다. 살아남은 우리가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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