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쇼크'…與 "정의당이냐?", 野 "차별화 고민"

머니투데이 김태은, 이하늘, 이상배 기자 | 2015.04.08 15:59

[the300] (종합)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여야 반응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의당에서 나온 연설 같다. 너무 나간 것 아니냐" (새누리당)

"한국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반응이다. 여야가 뒤바뀐 것 아닌지 하는 착각마저 든다. 그 정도로 여야 모두에게 '충격'적인 연설이었다. 여당에겐 이념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던졌고, 야당에겐 이념적 포지셔닝(위치선정)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 "야당서 박수 더 많이 치더라"
이날 유 원내대표의 대표연설 직후 박완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누리당의 놀라운 변화, 유승민 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연설을 통해) 세월호 인양에 대한 의지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개선을 정부에 촉구한 것을 환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박근혜정부의 조세정책, 단기부양책, 부동산정책 등 잘못된 실책에 대한 비판과 야당과 함께하자는 제안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 원내대표의 진단은 옳았지만, 처방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유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은 한국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었다"고 평가한 뒤 "오늘 연설이 정책으로 실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의를 표했다.

유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끝난 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다다가 "정의당과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우리 당으로 오시라"고 웃으며 답했다.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여당보다) 야당 의석에서 박수가 더 많이 나오더라"며 "야당이 더 좋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새정치연합, '진보적 보수' 대항마는?
여당의 반응은 갈렸다. 일각에서는 우려섞인 반응들이 나왔다. 새누리당의 기존 이념적 지향과 전통적 지지세력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대구·경북(TK) 출신 한 재선 의원은 "나도 중도에 가까운 성향인데, 내가 보기에도 (유 원내대표의 연설은) 너무 나간 면이 있다"며 "특히 재벌 총수들을 법대로 하겠다는 부분이 가장 과격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대표연설에 대해서 정의당에서 나온 연설 같다는 반응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그러나 반면 여당 다른 한켠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공감하며 호응을 보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한 국회의원은 "원내대표라면 여야 정치권과 국민들의 반응을 환기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주는 연설을 할 필요가 있다"며 "유 원내대표의 연설은 그런 점에서 적절했다"고 말했다.

다른 TK 출신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보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유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이 앞으로 새누리당의 바이블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야당으로선 새누리당이 유 원내대표가 치켜올린 '진보적 보수'의 기치를 앞세워 중도를 잠식해 들어올 경우 총선 및 대선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8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유 원내대표의 메시지와 어떻게 차별화를 시도할지가 문제다. 한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문 대표로선 유 원내대표처럼 파격적으로 던질 수 있는 메시지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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