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오지 않았다"던 김승연 회장 약속지켰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5.04.06 17:04

한화, 이라크서 21억달러 추가 수주… 누적 100억달러 수주 '금자탑'

@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2012년 5월 '사막의 땅' 이라크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한화건설이 단일 기업의 단독 프로젝트로는 한국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인 77억5000만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본계약을 체결한 것.

이후 3년도 안된 지난 5일, 같은 사업장에서 총 21억2000만달러 규모의 인프라공사도 추가 수주하며 또다시 희소식을 전했다.
[참고 : [단독]'김승연 컴백 효과'…한화, 이라크서 20억불 추가 수주]

지난해 1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이라크 방문 후 귀국길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밝힌 "빈손으로 돌아오진 않았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김 회장은 특히 이라크가 내전중임에도 3차례나 방문하며 이번 공사 수주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BNCP)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면적 1830만㎡에 달하는 경기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2019년까지 8개 지구 58개 단지에 주택 10만가구와 839개 건물이 들어선다.

한화건설이 EPC(설계·조달·시공)를 모두 책임지는 '디자인 빌드'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사기간은 7년.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2개월에 한번씩 40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게 된다. 이를 위해 한화건설은 부지 주변에 세계 최대 규모의 PC 플랜트를 지었다. 올 6월 A1블록 1440가구가 첫 완공될 예정.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 왼쪽 2번째)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베이스캠프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한화건설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김 회장의 탁월한 선견지명에서 시작됐다. 이라크전쟁이 끝나기 2년 전인 2009년, 김 회장은 "종전 이후 대규모 전후 복구사업이 잇따를 것"이라며 당시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에게 해외부문을 전담해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김 부회장이 2010년 2월 민관경제협력사절단으로 이라크를 처음 방문했다. 오랜 전쟁으로 전기와 주택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해 3월 이라크는 100만가구의 국민주택 건설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그 첫 번째 사업이 '비스마야 신도시'였던 것이다.


2011년 2월 한화건설은 도로와 상·하수도, 발전소, 조경 등 도시 인프라 구축을 포함하는 사업제안서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에 제시해 발주처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달뒤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방한했고 같은 해 5월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하지만 2011년 말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라크정부가 현금흐름상 대금을 연간 단위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계약조건을 바꾼 것. 이때 한화건설은 한국으로 철수하는 등 초강수를 뒀고 결국 자금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대금지급 조건을 완화, 2012년 5월 역사적인 본계약이 이뤄졌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플랜트 전경. / 사진제공=한화건설
신도시를 구성하는 필수시설인 약 300여 개 학교를 비롯한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도로, 상·하수도 등을 포함하는 사회기반시설을 짓는 이번 공사 역시 이라크의 한화건설에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사미 알 아라지 NIC 의장은 "이라크 내전에도 철수하지 않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공사수행 능력을 보여준 한화건설 임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실제 내전으로 인해 다른 나라 기업들이 철수했음에도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현장을 지켜 이라크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이라크정부가 전후복구사업의 일환으로 100만가구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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