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서울외고 지정취소 위기(종합)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 2015.04.02 18:03

비리 문제, 학사과정 내용 문제 지적… "적극 소명하겠다"

2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외국어고등학교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서울시교육청은 '2015년도 특수목적고등학교 및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외국어고등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 2개 학교의 평가가 지정취소 기준 점수(60점)보다 낮아 청문 대상이 됐다고 2일 밝혔다. 2015.4.2
영훈국제중과 서울외국어고가 지정취소 위기에 직면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중순 이들 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지정취소 여부를 심사하는 청문회를 연다.

영훈국제중은 지난 2013년 벌어진 입학 비리 사태가, 서울외고는 설립 목적에 어긋나는 학사 과정 운영 등이 후보에 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 학교는 "청문 대상이 될 줄 몰랐다"면서도 "열흘 간 적극적으로 소명 절차를 준비해 지정취소 사태만은 막겠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영훈국제중 비리 문제가 주된 요인"=서울시교육청은 2일 '2015년도 특수목적고등학교 및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특목고 10개교 중 서울외고, 특성화중 3개교 중 영훈국제중의 평가 결과가 지정취소 기준 점수(60점)보다 낮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번 2015학년도 특목고 및 특성화중 운영성과 평가는 △학교운영 △교육과정 및 입학전형 △재정 및 시설 △교육청 자율지표 등 4개 영역 27개 내외의 평가지표를 토대로 진행됐다. 서울교육청 자율지표로는 △학교 우수사례 △교육청 중점 과제 추진 실적 △감사 지적 사항 등을 평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근표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영훈국제중은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입학 비리) 지적사례가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서울외고는 전반적인 정량지표가 좀 낮았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남신동 평가위원장(외국어고 부문, 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은 "외고의 경우 '외국어 교육'이라는 특수목적에 맞게 교육과정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며 "입시에 치우친 학사과정이 많아 서울외고 외에도 대부분 평가대상 학교들이 60점 대의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교육부, 지정취소 거부할 시 법적 대응 검토"=청문은 4월 중순 경 실시할 예정이다. 지정 대상인 2개교는 이 기간 평가 결과에 대해 소명하고 미흡 사항에 대한 보완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청문이 종료되면 청문주재자로 위촉된 변호사의 의견 등을 반영하여 이들 학교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지정취소 처분이 내려지면 교육청은 최종적으로 교육부에 지정취소 동의를 요청하게 된다. 이근표 국장은 "올해부터 교육청이 교육부 동의를 얻지 못하면 특목중·고교에 대한 지정취소가 불가능하다"며 "만약 교육부가 교육청 의견을 거절할 경우의 대응 방침에 대해서는 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정취소가 되더라도 현 재학생은 특목중·고생으로서 졸업하며 지정취소는 처분 이후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영훈국제중·서울외고 "적극 소명해 지정취소 막겠다"=지정취소 위기를 맞은 영훈국제중과 서울외국어고는 2일 "청문 대상이 될 줄 몰라 당혹스러웠다"면서도 "열흘 간 적극적으로 준비해 지정취소 사태만은 막겠다"고 말했다.

이경석 서울외고 교감은 "입시나 성적으로 인한 금전적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떳떳하다"며 "청문 대상에 오른 것뿐인데 이미 지정취소가 된 것처럼 생각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동요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 어긋난 방향으로 학사과정이 편성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어문계열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타 외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진학지도 할 때도 명문고와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외국어 수학 및 관련 비교과 활동을 권장한다"고 해명했다.

이군천 영훈국제중 교장은 "각 담임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 학생들의 동요를 방지하는 한편, 소명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또 "올해부터 전 입학생을 추첨으로 뽑고 있으며 이미 2013년부터 관선이사가 파견돼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비리에 관련된 부분뿐 아니라 교과과정도 국제중 설립취지에 따라 성실히 이행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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