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옆 호텔 건립 논란 '재점화'…주변 반대 '여전'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 2015.04.02 17:41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정부와 새누리당이 4월 임시국회에서 ‘학교옆 호텔’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서울 종로구 송현동 경복궁 옆 호텔 건립 논란도 재점화됐다.

당정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질좋은 숙박시설 건립을 위해 관광진흥법을 개정, 학교옆 호텔 건립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종로구, 교육청 등 직·간접 이해 당사 기관들은 현행 학교 보건법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호텔 건립 예정지가 풍문여고, 덕성여중·고 등과 인접해 있어서다.

현행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관광호텔 등 숙박시설은 절대정화구역인 ‘학교 주변 50m 이내’에 지을 수 없고 50~200m 이내인 상대정화구역에선 관할 교육청이 재량에 따라 설립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항공 부지 중 40%가 절대정화구역에 있어 호텔을 건립할 수 없다. 대한항공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서울중부교육청과 소송을 벌였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당정이 추진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될 경우 유해시설이 없고 객실이 100실 이상인 관광호텔은 별도 심의없이 건립이 가능해 경복궁 옆 호텔 건립도 가능성이 열린다.

이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은 현 학교보건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 교육청은)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만약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더라도 학교보건법 입법 취지에 맞도록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율해 교육청 입장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할구청인 종로구 역시 안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구 관계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경복궁 옆 호텔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며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곳이 '학교 옆'이란 점과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점 등 전반적으로 해당부지는 호텔자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종로구의회 소속 한 구의원은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부지가 학교와 인접해 있는데다 교통량이 폭증해 교통체증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의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시 관계자는 "아직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이번 사안은 시가 관광활성화를 위해 숙박시설을 확충하는 계획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시 관계자도 "지금까지는 법에 따라 호텔 건립 자체가 위법이었던 만큼 찬반 결정을 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관광진흥법을 개정한다는 것은 학교보건법을 사문화시키겠다는 것인데 과연 올바른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관광진흥법 개정이 실현되더라도 '학교옆 호텔' 건립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해당 지역이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행까지 여러 가지 절차가 남아있어서다.

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상 허용되지 않은 곳에 호텔을 짓기 위해서는 자치구 공람공고와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사에서 변경 승인 등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이 무난하게 진행되려면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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