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트레져씨티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2007년 1월에 공모형식으로 45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다. ABS란 부동산, 매출채권 등 유·무형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증권을 뜻한다.
이 ABS는 금리 7.6%에 3년 만기로 발행됐다. 서울 중구 흥인동에 주상복합건물 '트레져아일랜드'를 짓기 위한 자금조달 용도로 당시 시공사였던 신성건설이 지급보증을 섰다. 트레져씨티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자금조달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사실상 신성건설이 발행사다.
이 ABS는 발행을 대표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총 295억원 어치가 490여명의 개인에게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발행물량 450억원 중 나머지는 기관이 사갔다.
문제는 신성건설이 2008년 11월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지급을 보증했던 신성건설이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과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부도를 내면서 ABS 신용등급이 'BBB-'에서 지급불능상태를 뜻하는 'D'(디폴트)까지 떨어졌다.
당시 신성건설은 ABS 발행으로 조달한 450억원 외에 은행권에서 차입한 155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은행 등 채권단은 채권회수를 위해 채권 이율을 3%로 낮추고 만기를 2015년 3월31일로 연장했다.
기업을 청산시키는 것보다 시공사를 재선정하고 분양을 완료해 수익을 거두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이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됐고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지난해 말 완공됐다.
건물은 완공됐지만 미분양 기간이 길어지면서 채권 회수율은 30~40% 수준에 그치게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공사를 재선정하면서 완공시기가 3~4년 더 늦어져 금융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데다 완공 이후에도 아파트 등의 분양률이 저조했다"며 "후순위채인 ABS뿐 아니라 선순위채권 보유자인 금융기관도 자금을 다 회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2000만원을 투자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1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며 "2008년에 만기를 연장할 때 건물이 지어질 토지가 있으니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