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울렸던 '국채 30년물'의 부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5.04.01 06:16

금리 인하추세에 채권가격 '오름세'…2012년 9월 국채30년물 투자자 평가수익, 10% 넘어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2012년 가을, 국채 30년물 첫 발행 당시 5억원을 투자했던 고객의 최근 평가수익률이 약 13% 가량입니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5.2%인데 분리과세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매도시 시장 대비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셈입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말이다. 출시 이후 약 1년 만에 10% 넘게 손실을 냈던 국채 30년물이 제 가격을 회복한 것은 물론 높은 평가수익률까지 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올해 상반기 중에 한 차례 더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 30년물을 투자해 보유하고 있던 고액자산가들의 수익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2년 9월1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국채 30년물의 가격은 전일 기준 1만745원이다. 단순 평가수익률을 계산하면 7.45%에 불과하지만 국채 30년물이 이표채로 1년에 두번씩 이자가 지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가 수익은 더 커진다. 이표채란 표면 이율에 따라 연간 지급해야 하는 이자를 일정기간 나눠 주는 채권을 뜻한다.

한 대형증권사 PB는 "국채 30년물뿐만 아니라 국채 10년~20년물 등 장기채를 가진 고객들이 최근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와 함께 큰 평가차익을 보고 있다"며 "장기 국채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2년 9월에 발행된 국채 30년물의 당시 이율은 연 3.02%였지만 최근 30년물 금리는 2.43%까지 떨어졌다. 채권은 금리가 내리면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국채 30년물은 첫 발행 당시만 해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다 이자에 대해 분리과세되는 등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증권, 대우증권, 하나은행 등 6개 금융회사를 통해 판매된 4000억원 상당의 물량은 단 며칠 만에 동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투자수요도 급감하면서 국채30년물 가격은 하향일로를 걸었다. 채권가격은 2013년 8월에 8200원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평가손실만 10% 넘게 나면서 손절매에 나선 고객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국채 30년물 가격은 올초 1만원대를 회복한 이후 줄곧 오름세다. 대형증권사 PB는 "채권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한 것은 물론 10% 넘는 평가이익이 나면서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문의도 들어온다"며 "이와 반대로 앞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을 예상하고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연 3%의 고정된 이자 수익을 챙기겠다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국채30년물이 부활하면서 장기채권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금 대비 좀더 높은 이자를, 오랜시간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받을 수 있는 장기채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고액자산가들의 문의가 다시 들어오고 있다"며 "세제혜택을 보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원한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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