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증차는 내년 9월…"1년 반 동안 지옥철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15.03.30 18:02

증차 지연은 서울시-국토부-기재부 합작품… 무료버스 이어 조조할인, 급행열차 감소 등 검토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한 후 첫 월요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급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지난 28일 연장개통한 9호선은 평일 시간대에 정식운행을 한 적이 없어 이날 출근길 극심한 혼잡과 안전사고가 우려됐다.서울시는 출근길 혼잡을 완하하기 위해 가양역을 출발해 여의도까지 운행하는 무료 출근 전용버스 등을 약 100대까지 대폭 증차했다. /사진=뉴스1

9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되고 맞은 첫 월요일, 우려했던 사고는 없었지만 혼잡도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9호선 증차 시기는 내년 9월로 적어도 1년 6개월간은 '지옥철'의 오명을 벗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신논현~종합운동장역까지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이 개통한 후 3일간 이용승객이 9만5000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 후 첫 출근일인 30일 첫 차부터 오전 9시까지 이용객은 11만8285명으로 개통 전(11만4153명)보다 4132명(3.6%) 늘었다.

1단계 구간 이용객은 11만1635명으로 오히려 개통 전보다 2518명(-2.2%) 줄어들었다. 2단계 구간 이용객은 6650명이었다. 개통 후 첫 출근일 혼잡을 예상한 시민들이 타노선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전동차량 1대를 투입한 것도 혼잡도를 완화했다.

가양역 등 혼잡구간 이용객들이 평소보다 출근을 서둘러 탑승수요가 일부 분산됐지만, 매일 '얼리버드'처럼 출근하긴 어렵다. 특히 김포신도시-마곡지구-가양-여의도로 이어지는 9호선 구간은 거주 및 유동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편성에 4량으로 설계된 9호선은 수요 예측부터 잘못됐고 이후의 증차 등 후속대책도 늦었다는 지적이다.

9호선 민간사업자가 69만9000명으로 예측했던 수요가 기재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24만명으로 낮춰지면서 수요예측의 정확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현재 9호선의 탑승수요는 약 38만명 수준으로 14만명이 초과탑승하고 있다.

증차 대응도 느렸다. 서울시가 2012년 조기 증차 예산을 요청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묵살했고 이듬해에는 다시 기재부가 운행 중 증차는 '시비로 부담하라'며 예산지원을 거부했다. 지하철 혼잡이 불을 보듯 뻔했지만 서울시도 시비 만으로 증차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시민불편을 미리 개선하지 못한 점 사과드리며, 혼잡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전 행정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가양~여의도 구간 혼잡도를 완화시키기 위해 투입한 급행버스 이용객은 701명에 불과했다. 당초 목표했던 2000여명의 30% 수준에 그친 것이다. 특히 김포공항역에서 급행버스를 탄 시민은 5명 뿐이었다. 김 본부장은 "향후 무료 급행버스 8663번과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는 출근 직행버스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광역급행버스(M버스)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는 특히 9호선 급행차량에 이용객이 쏠려 혼잡도가 가중되고 있는 만큼 추후 논의를 거쳐 출퇴근 시간대 급행열차를 일반열차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조조할인제 도입을 검토하고 여의도나 강남권 기업들의 유연근무시간제 도입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서울시도 무료버스를 무기한 운영하기는 어려운데다 현실적으로 9호선 혼잡 때문에 근무시간을 늦추거나 앞당길 기업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급행열차를 줄이는 것도 시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사실 급행열차는 출퇴근 시간에 필요한 것인데 혼잡도 때문에 일반열차로 전환한다면, 급행 열차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는 측면도 있다"며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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