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대회 논문 100만원"…서울대 대필자 모집 문자 '논란'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 기자 | 2015.03.29 17:4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서울대학교의 한 중앙동아리에서 청소년과학대회의 논문 대필자를 모집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을 서울대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서울대 단톡방에 올라온 고등학생 대회 대필자 모집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누리꾼은 "며칠 전에 올라온 서울대의 한 중앙동아리 단톡방의 대화 일부"라며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는 한 사람이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탐구토론 종목 중학부문의 논문 대필 지원자를 찾는 내용이다. 이 사람은 대회의 주제문과 함께 "사례 100(만 원)이라는데 할 사람"이라고 물으며 "대필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 규칙을 알리고 "할 사람은 개인 문자 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화를 공개한 누리꾼은 "1년에도 몇 번씩 종종 이런 글들이 올라온다고 한다"며 "학부모들이 스펙을 돈 주고 사오는 이런 행태가 없어져야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 등 수시 모집 전형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의 참가대상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에 한한다. 이 중에서 대필 요청이 들어온 탐구토론 종목은 제시된 탐구 주제에 대해 논문 작성·발표·토론·평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심사 배점에 따르면 '탐구 과정 및 결과', '내용·발표·변론' 등 논문의 내용과 직결되는 항목이 점수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학생이나 부모뿐 아니라 교사도 대필을 눈감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회의 규칙을 살펴보면 현직 지도교사 1인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규칙이있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저런 식의 비리와 편법이 얼마나 행해졌을까. 공인 시험 말고는 정당한 평가인지 믿기 어렵다", "조선시대 과거시험 때 컨닝페이퍼 만들고 시종 몇 데리고 들어가서 대놓고 시험보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저런 문제는 잡아내기가 정말 힘들 것 같다. 악마의 유혹을 거절하는 엘리트들의 양심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학교에서 이 대회를 나가려고 친구들과 며칠을 고민했는데 서울대생이 해준 대로 들고 나가는 애들도 있다니 눈물 날 것 같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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