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차이나 파워' 외환·금 시장 판도 바꾼다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5.03.27 06:09

위안화, IMF SDR 바스켓 포함 가능성 높아… 中 부상에 세계 금시장 달러 영향력 약화

중국이 전세계 산업지도를 바꿔놓은데 이어 세계 금융시장의 질서도 재편하고 있다. 자본을 축적한 중국 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외환시장과 상품선물 시장 판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하며 한국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 중국 위안화, 5번째 SDR 바스켓 포함될 듯
메릴린치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오는 10월 위안화를 SDR 바스켓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가상의 국제준비통화인 특별인출권(SDR)은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에 처할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다. 인출 대상 통화는 현재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4개 통화로 한정돼 있다. 5년마다 회원국간 논의를 통해 바스켓 구성과 비율을 정하며 85%의 찬성을 얻어야만 한다. 중국은 지난 2010년에도 위안화 편입을 추진했지만 자격 미달 판정을 받았다.

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메릴린치는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포함되면 중국이 외환을 빌리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미 위안화는 국제 통화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영국 파운드화나 일본 엔화보다 더 널리 사용될 경우 SDR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8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7번째로 위안화가 널리 통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5년마다 SDR 바스켓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IMF는 중국 외환시장이 충분히 개방되지 않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거부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막을 명분이 없는 셈이다. 특히 미국 역시 중국의 편입에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중국이 국제기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고 어떤 경우라도 중국과 긴장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하다. 다만 편입에 성공할 경우 위안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거나 적어도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 중국, 세계 금 시장 판도 바꾼다
중국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 금 시장 판도도 바꾸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 금값은 달러화에 대해 연동돼 왔지만 중국의 부상으로 이같은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 the World Gold Council)는 26일 보고서를 통해 “금값과 달러의 연계성이 복잡해졌고 금 시장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후안 카를로스 아르티가스 세계금위원회 이사는 “금 가격과 달러가 연동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다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금값이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일 경우 금값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또 “세계 금 시장의 구조가 변하면서 달러가 금값이 미치는 영향이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서구 시장이 세계 금 거래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아시아가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하이에 국제 금 거래소를 설립했고 싱가포르와 홍콩에도 금선물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아르티가스는 또 미국 외 지역에서 금 수요는 달러 움직임과 특별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의 금 수요는 달러가 강할 때도 약할 때만큼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금 가격은 또 달러 이외의 통화에 점점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시장은 2013년 세계 금 실물 수요의 약 8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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