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미국지표 둔화, 韓증시영향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5.03.26 16:57

유로캐리 자금유입 둔화로 외국인 유동성 감소, 수출주 실적개선폭 둔화 등 우려

미국 경기지표 부진 소식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하락하면서 코스피도 상대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거시지표 부진이 일시적이라면 증시는 다시 상승탄력을 얻겠지만 추가적으로 부진한 징후가 나타날 경우 외국인 유동성 감소에다 수출주 실적개선 모멘텀이 훼손돼 조정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6일 코스피가 1% 가까이 조정을 받은 데에는 외국인의 이탈영향이 컸다. 이날 외국인은 지난 13일 이후 전일까지 지속된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이날 1154억원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개인이 전일 1000억원에 이어 이날도 1900억원을 순매수하고 기관 순매도 규모가 크게 줄었음에도 외국인의 빈자리는 그만큼 컸다.

외국인의 이탈은 미국 내구재 주문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코스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럽발 자금이 끊어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가 2040을 돌파한 힘은 유로존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을 활용한 유로캐리 트레이딩(저금리로 유로화를 조달해서 투자하는 방식)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개 캐리 트레이딩 자금이 단기성 자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지표둔화 우려로 유럽자금줄이 끊어졌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부장은 "1유로당 달러환율이 이달 중순 1.05달러에서 최근 1.09달러로 오르는 등 유로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유로캐리 트레이딩 자금줄이 확대되기보다 되레 말라버리는 환경으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펀더멘털이 탄탄하지 않고 각종 모멘텀마저 부족했던 코스피에서 외국인마저 발길을 돌리면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는 기간은 좀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내구재 주문감소는 미국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선행지표인 만큼 추가적인 미국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미 일각에서는 오는 27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한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미국경기 둔화는 국내 수출주에 2가지 측면에서 부정적이다. 미국 경기둔화는 이달 코스피를 2010선에서 2040선으로 올라오게 한 주력업종인 IT, 자동차의 실적개선 기대감을 훼손시킬 수 있다. 또 달러강세 추세가 당분간 역전될 경우 원/달러환율의 하락(원화강세)이 촉발되고 이는 또 다시 수출주 원화환산 이익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미국 경기지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당분간은 코스피가 대외변수에 휘둘리는 상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변수 외에도 최근 한 달간 수면아래로 잠겨 있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 중동에서도 정정불안 우려가 재차 불거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동발 정정불안 요인이 불거진 데다 한 동안 수면아래 잠겨 있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고개를 다시 들고 있다"며 "한국기업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지표도 좀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되고 달러 역시 강세를 나타내겠지만 그 효과는 코스피를 종전 고점(2040선)까지 밀어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며 "중국지표 개선이 본격화돼야 IT, 자동차 외에도 자본재, 소재 등 여타 업종에까지 온기가 퍼져 코스피가 한 단계 레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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