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차 양적완화(QE4) 예상··· 금리 인상은 없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5.03.26 16:07

리처드 던컨(Richard Duncan) 블랙호스 이코노미스트 "달러 약세...위안화 강세 예상"

/사진제공=대신증권
"미국은 추가 양적완화(QE4)를 할 것이다.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다"

리처드 던컨(Richard Duncan) 블랙호스 이코노미스트는 26일 CFA 코리아-대신 투자포럼에 참석해 "미국 경제는 다시 부진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곧 네 번째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 이상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추가 QE는커녕 연내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예상이다.

그의 주장은 지금 글로벌 경제에 '2개의 위기',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의 위기가 발생했다는 데서 출발한다. 먼저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 모델이 지금 위기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정부부채와 가계부채는 1964년 1조달러에서 2007년 50조 달러로 43년만에 50배 급증했고 이 기간 동안 미국은 번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신용팽창이 멈추면서 위기가 왔다는 것이다.

던컨은 "자본주의는 신용주의(Creditism)로 진화했다"며 "자본주의는 저축과 투자로 지탱되지만 지금의 경제 시스템은 신용에 의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신용이 팽창했을 때 미국 경제는 호황이었고 신용증가율이 2% 미만이었을 때 미국 경제는 침체됐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신용증가율은 한 해도 2%를 넘어서지 못했다. 신용팽창이 없는 경제는 약했고 그래서 양적완화(QE)가 필요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하려면 5~6%의 신용성장률이 필요하다"며 "1,2차 양적완화 이후 증시는 상승했고 경기도 호전되기 시작했지만 QE 종료 후에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고, 지난해 10월 QE3가 종료된 뒤 미국 주식시장은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는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고 따라서 QE4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도 위기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수출 주도와 투자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쳐왔지만 구조개혁에 착수하면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기록적인 대미 무역흑자도 미국의 경기침체로 수출을 계속 늘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6%에 그쳤고 위안화는 달러 대비 절상되며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중국이 소비 중심의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해 돌파구를 찾을 거란 주장도 근거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임금인상이 필요한데 중국이 임금을 인상할 경우 제조업 일자리가 국외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의 근로자들은 공장에서 만든 물건을 살 만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 임금을 올린다면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딜레마에 봉착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소비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매년 공장을 증설하며 잉여설비투자를 하고 있다. 던컨은 "중국의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며 "내가 살아있는 동안 중국이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경제 상황에서 달러화와 위안화의 운명은 엇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달러가 강세로 흐를 거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던컨은 "달러는 약세 반전한다"고 관측했다. 반면 위안화는 평가절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지금 글로벌 통화 흐름을 살펴보면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 양적완화로 유로화와 엔화는 달러와 위안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던컨은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부진한 경제지표 등이 확인되면 한 번 더 QE가 나올 것이고 달러는 다시 약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감안할 때 위안화는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대미 흑자는 지난해 기준 4400억 달러로 전례 없는 규모를 기록 중이다.

◇리처드 던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달러의 위기(The Dollar Crisis: Causes, Consequences, Cures')를 저술한 저자다. 1986년에 홍콩에서 주식 애널리스트로 출발해 영국 런던 소재 ABM암로 에셋매니지먼트, 세계은행, 제임스 카펠, 살로몬 브라더스,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거쳤다. 현재 싱가포르 블랙호스 에셋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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