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이 이어지며 혁신도시 내 은행 영업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전대상인 158개 공공기관 중 3분의 2 가량이 지방 이전을 마친 가운데, 해당 지역 지방은행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대부분의 공공기관에 입점했거나 입점을 추진 중이다. 이에 지방은행들과 기존 주거래 및 거래 은행들과의 영업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울산으로 이전한 석유공사 입점을 추진 중이다. 석유공사는 1995년부터 외환은행이 주 거래 은행격의 역할을 맡아왔으며 앞으로도 거래 관계는 유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협력은행이나 입점은행이 되면 해당 공공기관 직원들을 고객으로 삼아 영업기반을 넓힐 수 있어 지방은행들에겐 놓치기 아까운 기회가 된다. 이에 경남은행은 LH 진출을 확정지은 데 이어 석유공사에도 신규 진출을 모색 중이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전한 공공기관들에 일제히 들어갔다. 대구은행은 오는 6월 대구 신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지난해 대구로 내려온 공공기관들에는 이미 입점을 완료했고, 지난해 김천으로 옮긴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등 대형 공공기관에도 입점을 마쳤다.
부산은행 역시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대한주택보증, 자산관리공사 등과 거래를 텄고, 내년 부산영도에 내려올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도 입점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밖에 광주은행은 나주 혁신도시에 이전한 한국전력공사를 포함 10여곳의 공공기관에 진출했고, 전북은행 역시 기금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 등 10여 곳에 진입을 성공했다.
A은행 기관 영업 담당자는 "혁신도시 안에 기관들이 들어서면서 최근 혁신도시 영업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며 "지방은행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자연스럽게 진출하고 있는 데다 이전을 기회 삼아 기존에 거래은행이 아니었던 시중은행들도 새로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은행 시중은행 기관 영업 담당자도 "지방은행들의 경우 해당 기관 직원들에 대출을 낮은 금리로 해준다든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지역 주민들의 필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며 "어느 때보다 혁신도시에서의 영업전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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