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가세'...혁신도시 은행 영업戰 가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5.04.02 07:30

경남은행, LH 이어 석유공사 입점 추진..."혁신도시 은행 영업 전쟁터 방불"

왼쪽부터 부산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본사 건물 전경
#. 이달 초 경상남도 진주로 이전 예정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사옥 1층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외환은행, 경남은행 4개 은행이 점포를 차렸다. 기존 거래 은행이던 우리은행 등 3개 시중은행에 경남은행이 가세하면서 LH 입점 은행이 4개로 늘었다. 혁신도시 내 치열해진 은행 영업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이 이어지며 혁신도시 내 은행 영업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전대상인 158개 공공기관 중 3분의 2 가량이 지방 이전을 마친 가운데, 해당 지역 지방은행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대부분의 공공기관에 입점했거나 입점을 추진 중이다. 이에 지방은행들과 기존 주거래 및 거래 은행들과의 영업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울산으로 이전한 석유공사 입점을 추진 중이다. 석유공사는 1995년부터 외환은행이 주 거래 은행격의 역할을 맡아왔으며 앞으로도 거래 관계는 유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협력은행이나 입점은행이 되면 해당 공공기관 직원들을 고객으로 삼아 영업기반을 넓힐 수 있어 지방은행들에겐 놓치기 아까운 기회가 된다. 이에 경남은행은 LH 진출을 확정지은 데 이어 석유공사에도 신규 진출을 모색 중이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전한 공공기관들에 일제히 들어갔다. 대구은행은 오는 6월 대구 신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지난해 대구로 내려온 공공기관들에는 이미 입점을 완료했고, 지난해 김천으로 옮긴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등 대형 공공기관에도 입점을 마쳤다.

부산은행 역시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대한주택보증, 자산관리공사 등과 거래를 텄고, 내년 부산영도에 내려올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도 입점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밖에 광주은행은 나주 혁신도시에 이전한 한국전력공사를 포함 10여곳의 공공기관에 진출했고, 전북은행 역시 기금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 등 10여 곳에 진입을 성공했다.


아울러 기존 시중은행들도 지역 이전에 맞춰 주거래 은행 및 거래 은행 '쟁탈전'에 나섰다. 앞으로 주거래은행 계약이 곧 만료될 예정인 수자원공사(대전), 한국수력원자력(경주로 이전 예정)은 은행들이 주거래 은행으로 들어가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 기관이다.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주거래 은행은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새로 거래를 맺기 위한 은행간 경쟁이 뜨겁다.

A은행 기관 영업 담당자는 "혁신도시 안에 기관들이 들어서면서 최근 혁신도시 영업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며 "지방은행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자연스럽게 진출하고 있는 데다 이전을 기회 삼아 기존에 거래은행이 아니었던 시중은행들도 새로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은행 시중은행 기관 영업 담당자도 "지방은행들의 경우 해당 기관 직원들에 대출을 낮은 금리로 해준다든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지역 주민들의 필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며 "어느 때보다 혁신도시에서의 영업전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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