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새정치 공무원연금 개혁안…與도 노조도 '냉담'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5.03.25 18:26

[the300] 기여율 7%+α, 지급률 1.9%-β…재정추계는 합의

*새정치안은 검토안/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새정치민주연합이 25일 공무원연금 자체 개혁안 일부를 공개했지만 여당과 공무원의 반발에 부딪혔다. 여당은 알맹이 없는 안(案)이라며 제대로 된 안을 가져오라고 압박했고, 공무원노조는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인 안을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도출 시한인 28일까지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새정치연합 공적연금발전 태스크포스(TF)는 25일 당대표실에서 '공무원연금 재구조화 모형 설명회'를 갖고 공무원의 보험료 부담은 늘리고 국민 세금은 경감하는 방안을 밝혔다.

현행 공무원연금으로 단일화된 부분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상당분으로 이원화 해, 낸 만큼 받는 소득비례 효과와 국민연금 동일산식을 적용한 소득재분배 효과를 동시에 얻겠다는 게 골자다.

공무원연금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의 경우 공무원연금 2.5%+α(알파)에 국민연금 4.5%, 연금지급률(공무원이 받는 연금액 비율)의 경우 공무원연금 0.9%-β(베타)에 국민연금 1%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합하면 기여율을 현행 7%에서 α만큼 높이고,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β만큼 낮추겠다는 것이다.


중하위직의 연금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되 고액 수령자의 연금은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현직과 신규 공무원의 구분 없이 같은 연금산정방식을 적용하는 신(新)·구(舊) 미분리 원칙을 유지했고, 수급자 연금은 한시적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일부 의원들은 '기여율 7~10%', '지급률 1.45~1.70%'의 수치가 당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토한 내용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 경우 최대 α값을 3%포인트로, β값을 0.45%포인트로 유추가 가능하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이 2080년까지 제시한 재정절감효과 266조원보다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제시하지 않았다. 위 산식을 대입하면 정부 여당 제시안보다 최대 55조원의 재정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인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과 김기식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재구조화 모형 설명회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새정치연합은 공개하지 않은 값 등을 고려해 이미 추계를 마친 상태이며 정부 기초제시안이나 새누리안보다 재정절감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세부 공개를 꺼린 이유에 대해서는 "대타협기구 합의정신에 따라 당사자들과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새정치연합안을 대해 제대로 된 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명확한 수치 대신 애매모호한 표현뿐인 야당 개혁안은 기다리느라 허비한 시간에 비해 무척이나 허무하다"며 "국민의 75%가 공무원연금개혁을 지지하고 있다. 야당은 국민이 짊어진 짐의 무게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타협기구 위원인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도 "α,β값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인데 논의 말미에 이런 안을 내놨다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기존 안과 비교하기 조차 어려운 불완전한 안"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는 새정치연합이 노조측과의 협의 없이 자체안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설명회 말미에 새정치연합 TF팀을 향해 "신의를 저버렸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어 김성광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공동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은 여러가지 자체 개편안을 마련했으나 공무원단체와의 합의를 중시해 안을 내놓지 않겠다고 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안을 발표하며 107만 공무원을 기만했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이 없는 공무원연금은 개악"이라고 반대했다.

이런 가운데 재정추계분과위원회에서는 논쟁 끝에 공무원연금 재정추계 모형에 합의하며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재정추계분과는 공무원연금공단이 내놓은 기초안을 토대로 그동안 노조 측의 이견이 있었던 사망률과 퇴직률, 유족연금선택률, 퇴직연금선택률 등의 변수를 수정·보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국민대타협기구는 26일 있을 마지막 전체회의를 28일로 연기하고 26일 노후소득분과위와 연금개혁분과위의 추가 회의를 소집해 막바지 합의점 도출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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