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대란 피했지만…임시방편 '땜질처방' 논란

머니투데이 세종=김민우 기자 | 2015.03.11 17:33

지방재정법 개정해도 …교육청 '빚'내길 거부하면 보육대란 재연

국회가 지방재정법 개정과 누리과정 지원 국고예산 5064억 원 집행을 4월 중에 동시에 처리하기로 밝혔다. 정부 역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예산문제 때문에 이에 맞춰 차질없이 예상을 집행하도록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방재정법이 통과되더라도 지방교육청이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으면 또 누리과정 중단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한 해 동안 누리과정에 필요한 전체예산은 3조9000억원이다. 이 중 부족한 예산은 약 1조8000억원. 여야는 예비비 집행을 통해 5065억원을 국고로 지원하고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지방교육청이 지방채 발행을 통해 메우도록 하기 위해 오는 4월 중에 지방재정법 개정과 예비비 집행을 동시에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가 합의한 지방재정법 개정은 지방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은 ""4월에 여야합의로 지방재정법이 통과되더라도 지방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할 것인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빚을 내서라도 누리과정을 편성할지는 지방교육청의 판단에 달렸다는 얘기다. 게다가 예비비를 통해 집행될 국고지원액은 누리과정 2개월 치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누리과정 논란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지방채 발행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 9일 "교육부가 누리과정 1조원을 지방채 발행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교육재정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아니다"라며 "미봉책으로 갈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누리과정 논란은 해마다 되풀이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번 누리과정 논란 역시 2013년 세수결손으로 인해 실제 교육교부금으로 이관돼야할 금액보다 약 2조7000억원이 더 이관된 부분을 올해 예산에 반영하면서 생긴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10조9000억원의 세수가 결손나면서 2016년 예산편성 시 이 부분을 정산하면 교육교부금은 또 원래 집행돼야 할 교부금보다 줄어들게 된다. 누리과정 재원을 국가와 지방이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법률적 보완이 없으면 보육대란은 해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지난해 12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간의 갈등 소지를 없애기 위해 시·도 교육청이 아닌 각 지자체가 지방교육재정의 의무지출항목을 지정해 관련 예산을 편성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자문회의는 "재정효율성 강화를 위해 배분 기준과 집행 과정이 불투명한 특별교부세의 사전·사후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의 '칸막이'식 운용을 지양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더불어 지방교육재정을 혁신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자문회의는 "교육재정에 대해 일반 지자체가 예산 편성권을 갖도록 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초·중등 의무교육과 인건비, 누리과정 등은 의무지출항목으로 지정해 예산에 우선 반영하고, 성과위주의 재정 평가체계를 정립함으로써 교육재정의 효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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