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부모임'으로 계파청산까지…새정치 양수겸장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5.03.08 14:23

[the300]경제공부모임 재가동…계파 수장 참여 변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2015.3.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표 취임 한달을 맞아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정당 내실강화'와 '계파갈등 봉합'이라는 난제를 풀어내기 위해 '경제정책 공부모임'을 다시 꺼내들었다.

8일 새정치연합에 따르면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원장 민병두 의원)은 매주 화요일 경제정책 공부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이 모임은 당대표 후보를 비롯한 계파 수장들이 간헐적으로 참여했으나, 전대 이후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

초청 공문이 발송된 당내 인사는 정세균, 원혜영, 박영선, 박지원, 안철수 의원 등으로 각 계파의 수장이거나 지도부 경험을 가진 당내 중진들이다. 여기에 2·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최고위원(주승용, 정청래, 전병헌, 오영식, 유승희)들에게도 이번 모임에 새로 합류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고질적 병폐인 계파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요청은 전대 이후 '개점휴업' 상태였던 경제 공부모임을 활성화시켜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내 계파수장을 비롯해 신임 지도부까지 포함시킨 뒤 '경제'와 '통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이번 모임이 당내 '계파 갈등'을 청산하기 위한 문 대표가 제안했던 계파협의 논의기구 구성에 영향을 줄 지도 관심이다. 경제 공부모임은 경제정당으로 가기 위한 기본적 소양 차원에서의 논의라는 의견이지만 정례화 모임에 참여자가 늘어나면 통합 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지난달 12일 의원총회서 "우리 당을 이끌어오신 분들의 지혜를 하나로 잘 모으기 위해 일종의 원탁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화시키지 못했다.

◇경제모임 계파 수장 합류 전망은?=문 대표가 각 계파 수장이나 당 지도부를 개별적으로 만나왔지만 '통합'의 결실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문 대표와의 만남에서 불만을 표출했고, 최근 주승용 최고위원이 인사불만을 이유로 한동안 회의 참여를 거부해왔다.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 갈등을 빚은 안철수 의원 등 원내 인사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당선 직후 회동에서 안 의원은 당대표의 제안에 대한 의례적 화답일 뿐 속 깊은 이야기를 터놓을 만한 기회가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훈훈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유력 대선후보도 원외인사여서 당장의 통합과는 거리가 있다.


때문에 원탁회의를 비롯한 경제정책 공부모임에 참석 요구를 거부하는 인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가 있다. 당대표 후보로서 참석 동기가 뚜렷했던 박지원 의원이나 이인영 의원에게 흡인요인이 부족하고, 경제전문가인 안 의원이 경제공부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어색하다.

그러나 최근 문 대표와 함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정세균 의원과 당대표 후보가 아님에도 지난해 경제모임에 참석한 김한길 의원 등은 경제모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학수법'을 앞세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영선 의원과 머니투데이 크로스파티 등을 주도한 '학구파' 원혜영 의원도 모임 참석에 긍정적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입장차가 있어 참석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당이 경제 주도권을 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고 기대했다.

◇경제정책, 콘텐츠가 없다?=문 대표는 2·8 전당대회 이후 '인사'와 '대화'를 통해 분열과 갈등의 야당을 통합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여기에 그동안 야당이 소홀해왔던 '경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문 대표 자신과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쌍끌이 효과'를 맛봤다.

외부적으로 '성공적 안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계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실속없이 구호만 내건 경제정책으로 곧 '밑천을 드러낼 것'이란 비관적 평가다. 당 대표의 경제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현장소통에 충실한 것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정책원구원 관계자는 "경제를 사회적 담론으로 끌어내 그동안 무능하고 발목만 잡는 야당 이미지를 변화시킨 것은 성공적이다"면서도 "각론으로 들어가면서 무얼 변화시키겠다는 것인지 설득이 부족한데, 현장탐방보다는 경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힘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원은 전대 이전 내세운 '맥주는 맛있게, 통신비는 부담없이, 차 수리비는 저렴하게'란 내용의 '경제촉진 3법'을 내놓은 데 이어 10일 '소득주도 성장과 광주형 일자리' 토론회를 통해 광주형 자동차 혁신 클러스터를 해법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문 대표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광주형 자동차 혁신 클러스터를 통해 지역의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삼으면서 아울러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대안적 산업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경제정책 공부모임이 재개되는 날이어서 경제를 담론으로 한 야당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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