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테러] 조찬 강연서 흉기 피습…봉합 수술 중

뉴스1 제공  | 2015.03.05 11:30

범인은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씨, 경찰 "살인미수 또는 흉기 등 소지 상해죄 적용 검토"
경찰 "美 시설·주한 외교사절 등 안전관리 강화"…"규정 따라 요청 시 경호"
행사 주최 민화협 "반인륜적 테러"…미국 정부 "폭력 행위 강력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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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경찰과학수사대원들이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현장을 현장감식하고 있다. 2015.3.5/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 참석 중 김기종(55)씨의 흉기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

미국 정부가 리퍼트 대사에 대한 폭력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향후 양국 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은 미국 관련 시설은 물론 주한외교 사절, 공관저관련 시설과 요인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또 미국 대사관 요청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 외빈 경호대 7명이 미 대사·배우자에 대해 근접경호를 지원 중에 있다.

경찰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42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홀에서 리퍼트 대사가 공격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강연회에 참석 중이었다.

세종홀 헤드테이블에 앉아 강의를 준비 중이던 리퍼트 대사는 25㎝ 길이의 과도를 든 김씨의 공격으로 오른쪽 얼굴 부위와 왼쪽 손목 등에 부상을 입었다.

부상 부위에서 피를 흘리던 리퍼트 대사는 현장 인근을 순찰하던 종로경찰서 세종로파출소 순찰차를 타고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강북삼성병원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일단 응급치료를 마쳤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의식이 있는 상태다.

리퍼트 대사의 응급치료는 한상국 강북삼성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맡았다.

피습으로 얼굴, 손목 등에 부상을 입은 리퍼트 대사가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았다. 2015.3.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리퍼트 대사는 응급치료를 받은 후인 9시30분쯤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에 들어갔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9시50분부터 얼굴, 손목 등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고 있다.

수술은 성형외과 유대현 교수와 정형외과 최윤락 교수가 집도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이 수술을 맡게 된 것은 미 대사관이 지정한 병원이자 지난달 부인 로빈 여사가 출산을 한 병원이기도 해서라고 병원 측은 밝혔다.

리퍼트 대사를 향해 흉기를 휘두른 김씨는 문화운동단체인 '우리마당' 대표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블로그에 따르면 김씨는 1978년 광주 금호고등학교, 1984년 성균관대 법학과 등을 졸업했다.

이후 1995년 숭실대 통일정책대학원에서 '남한사회 통일문화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7~2007년 성공회대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김씨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한·미 전쟁연습 규탄 등 1인 시위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블로그 소개글에서 '싫어하는 것'(dislikes) 목록에 1905년 '카스라-태프트 조약', '미국·일본X들 때문에 둘로 나뉘어진 38선' 등을 올렸다.

'소원 목록'(wish list)에는 '남북이 공동국호로 COREA를 사용, 단일기를 흔들며 아리랑이 울려퍼졌으면, 그렇게 되면 통일이 성큼 다가오겠지'라는 글귀를 담았다.

김씨는 "전쟁 훈련 반대"를 외치며 경찰에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과거 돌발행동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2월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대문구 신촌번영회 정기총회를 찾아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과 관련해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질문을 계속하는 바람에 관계자들이 그의 마이크를 뺏으려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2010년 7월7일 '한일 공동번영'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시게이에 도시노리 전임 주한일본대사를 향해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씨는 2006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동료 6명과 함께 본적을 경북 울릉군 독도리 38번지로 옮기고 '독도지킴이'를 만들기도 했다.

독도 예술제, 독도 우리말 이름짓기 행사 등을 열며 독도사랑운동을 계속해온 김씨는 지난해 책 '독도와 우리, 그리고 2010년'을 펴낸 바 있다.

김씨는 현장에서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은 상태다.

윤명성 종로경찰서장이 5일 서울 종로경찰서 소회의실에서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15.3.5/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리퍼트 미국대사가 경호대상이 아니라 경비요청도 없었고 특별한 조치도 없었다"고 밝혔다.

윤명성 종로서장은 "대신 사전에 오늘 행사가 있을 것을 알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1개 제대(25명)와 형사 1명, 정보관 2명 등을 세종홀 주변에 배치하고 우발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미국대사는 요인 보호대상이 아니며 외사경찰 1명은 공식 수행통역 요원으로 지원한다"며 "대사관 측의 경호요청 시 경호지원한다. 미대사관은 보안을 이유로 대사일정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이날 행사도 아침에 통보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를 현장에서 체포한 과정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김씨가 리퍼트 대사에 공격을 가하자 주변에 있던 참석자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이 합세해 현장에서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현재 자세한 사항은 조사 중"이라며 "고의 여부에 따라 형법상 살인미수 또는 폭처법상 흉기 등 소지 상해죄 적용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범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행사를 주최한 김영만 민화협 홍보위원장은 사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민화협 주최 세종홀 강연장에서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대사 테러행위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화협은 리퍼트 대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며 "이번 사건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테러로 규정하며 이번 사건이 양국의 우호관계에 추호의 손상도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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