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급증…잔인한 봄 예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5.03.05 11:23

3사 신평사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부여 사례 역대 최고치…"3월 결산 시즌 맞아 등급하락 우려 커져"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신용등급 전망(아웃룩·Out look)이 '부정적'으로 평가된 기업의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월 들어 대다수 기업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전체 등급전망 중 '부정적'이 부여된 기업의 수는 2008년 말 12개에서 지난해 23개로 급증했다. '부정적' 전망이 전체 등급전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에서 6.2%로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같은 기간 10개(3.4%)에서 30개(7.9%)로, 나이스신용평가는 9개(3.1%)에서 27개(6.9%)로 각각 3배씩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용등급 전망이란 신용등급의 향후 방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긍정적'은 향후 등급이 오를 가능성을, '부정적'은 내릴 가능성을, '안정적'은 유지될 가능성을 나타낸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2003년에 등급전망을 병기하기 시작한 이후 '부정적' 전망이 지난해 말 역대 최대로 늘었고 이 같은 분위기가 올초에도 이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기준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기업의 수는 한국신용평가 22곳, 한국기업평가는 21곳, 나이스신용평가 27 곳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송 위원은 "대내외 환경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회복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데 특히 구조적인 실적 저하에 직면하거나 그간의 부실요인이 현실화되고 있는 일부 업종대표 기업들은 당분간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대한 노출도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가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기업은 S-Oil, SK이노베이션과 같은 정유주, 현대중공업, 한진해운과 같은 조선·해운주 등이다. 철강, 건설, 화학업종의 '부정적' 전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3월 결산시기를 맞아 등급 하락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다. 황수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 실적 발표에 대한 집계와 분석이 진행되면서 현재 신용등급에 걸맞는 정량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동양사태 이후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평정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본평가 시즌(매년 반기말)이 아님에도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평가했고 GS칼텍스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GS에너지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내렸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부여된 이후 실제 신용등급이 하락하기까지 기간도 빨라지고 있다. 등급 전망이 부여된 이후 어느 정도의 기간을 거쳐 등급을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으나 통상 6개월~24개월 내에 조정이 이뤄진다.

이훈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 전망을 부여한 후 3~4개월 만에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보수적 스탠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에 대해 지난해 11월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등급전망을 내린 이후 올해 2월 말 A(안정적)로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신용등급의 등급전망은 미래 기업 실적에 대한 지표 역할을 한다"며 "'부정적' 등급전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완만하게나마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일부 전망에 상반된 현상으로, 오히려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인다"고 해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