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형 중소형 원자로 첫 수출…'오일머니 유치' 시동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5.03.03 22:00

한-사우디. 스마트 원자로 현지 건설 및 원자력 인력양성을 위한 MOU

정부가 3일(현지시간) 사우디에 20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인 '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SMART) 원자로'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최초의 중소형 원전수출 사례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과 함께 양국 정상이 입회한 가운데 사우디 대통령궁에서 '한-사우디 스마트 파트너십 및 공동 인력양성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MOU에는 △사우디 내에 2기 이상의 스마트 원자로 건설 △공동투자로 해외 공동 수출을 위한 건설 전 상세설계(Pre-Project Engineering, PPE) 실시 △양국 법인으로 구성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제3국 수출을 추진하는 스마트 파트너십 프로그램 추진 △사우디대학에 원자력학과 개설 지원 △인력양성 공동센터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겼다.

스마트 원자로 모형/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 원자로'는 열출력 330MW(전기 출력 100MW)로 대형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중소형 원전이다. '수출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것이다.

원자로를 구성하는 주요 기기들이 대형 배관으로 연결된 대형 원전과 달리,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원자로계통 주요기기들을 원자로 압력용기 안에 모두 설치된 '일체형 원자로'이다.

중·소규모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중동 국가가 겪고 있는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관계자는 "해수담수화용으로 건설할 경우, 스마트 원자로 1기로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기 9만KW와 물 4만톤(1일 기준)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원자로 개발까지는 총 15년(1997년~2012년)이 걸렸으며, 총 예산 3103억원(정부 1488억원, 민간 1615억원)이 투입됐다. 원자력연 측은 "스마트 원자로는 국내 산업계·연구계가 합심해 순수 토종 기술로 개발한 것"이라며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 등 주요 경쟁국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중소형 일체형 원전 표준설계인허가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원자로는 사우디 단독 재원으로 사우디가 스마트파워사에 건설계약을 발주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K.A.CARE·국내 기업·사우디 기업 등이 참여해 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스마트 원자로 1호기 건설비용은 10억 달러(약 1조원)로 예상된다.

K.A.CARE는 원자력 및 신재생 에너지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0년 4월 사우디 국왕령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주도로 사우디 대학에 원자력공학과 개설과 원자력 중·단기 집중교육과정을 지원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은 K.A.CARE와 원자력 인력양성 공동센터를 설립한다.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은 분산형 '스마트시티' 건설을 통한 발전전략을 채택하고 있어 중소규모 도시에 적합한 에너지 공급체계인 스마트 원자로의 추가 수출 전망이 매우 높다.

미래부 관계자는 "사우디 외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국가들과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한층 높아져 2030년까지 18GWe(중소형 원자로 180기)로 예상되는 중소형 원자로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해졌다"고 전망했다. 또 "향후 국내 건설 없이 수출이 가능하게 돼 실증로 건설비용 절감의 경제적 성과도 거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앞으로 1단계 협력인 PPE를 위한 협약체결을 진행함과 동시에 스마트 원자로 수출전담을 위해 스마트파워사를 통해 적극적인 추가 수주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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