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신문사에 입사해 가장 먼저 배운 문법입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간간이 번번이 일일이 틈틈이.' 바로 '이'가 붙는 부사입니다. 다행히 기사에 많이 나오는 부사여서 달랑 이것만 외우고도 웬만한 '이' '히'는 구분했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우리말은 참 신기하게도 헷갈린 것만 또 헷갈리죠? '간번일틈' 외에 '이' '히'가 나오면 그때나 지금이나 입속에서 한번 읊조리다 머리에서 맴돈 뒤 그제야 확신이 드는데요.
1. '-히'가 오는 경우
: 뒤에 '-하다'를 넣어 말이 될 경우
예) 꼼꼼히(꼼꼼하다), 똑똑히(똑똑하다), 각별히(각별하다) 등
2. '-이'가 오는 경우
① '-하다'로 끝나는 형용사 끝소리가 'ㄱ' 혹은 'ㅅ' 받침일 때
예) 깊숙이, 깨끗이, 느긋이, 오롯이 등
② 'ㅂ' 어근을 가진 형용사에서 'ㅂ'이 빠지면서
예) 너그러이(너그럽다), 즐거이(즐겁다), 가벼이(가볍다), 외로이(외롭다) 등
③ 첩어(같은 단어 반복) 또는 준첩어(알록달록처럼 비슷하게 반복) 뒤
예) 번번이, 일일이, 겹겹이, 간간이 등
④ 부사 뒤
예) 곰곰이, 더욱이, 오뚝이(곰곰, 더욱, 오뚝은 부사)
정리하고 보니 가장 쉬운 방법은 '-하다'를 넣어서 말이 되면 '-히'를 붙이고, 말이 되지 않으면 '-이'를 붙이면 됩니다. 하지만 이것도 항상 맞는 원칙은 아닙니다. '솔직하다' '가득하다'는 2의 ①에 해당하므로 '솔직이' '가득이'가 돼야겠죠? 하지만 '솔직히' '가득히'가 맞습니다. 또 '아스라하다'의 경우 1에 해당하므로 '아스라히'여야 하는데 이 역시 '아스라이'가 맞는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말엔 항상 예외가 존재합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원칙은 지키되 예외는 기억하는 게 어떨까요? 원칙을 무너뜨리는 예외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틀린 말은 무엇일까요?
①나날히
②남짓이
③끔찍이
④고즈넉이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