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처리… ★점으로 본 정치인 '득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5.03.03 10:44

[the300]유승민·안철수, 처리 밀어붙여 수혜…이상민, 오락가락 행보로 비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의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김영란법 본회의 처리에 관한 합의사항을 발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2015.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처리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위헌소지와 법적 안정성 및 실효성 등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김영란법이 통과되게 된 데는 국민 여론의 압박이 거셌다. 김영란법이 청렴과 부패, 개혁과 반개혁을 가르는 잣대처럼 작용하면서 여론이 정치인들을 압박했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입장과 행동은 크고 작은 차이를 보였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평가도 온도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김영란법 처리 과정에서 부각된 주요 정치인들의 '득실'을 별점으로 평가해봤다.

◇'끝짱토론' 승부 유승민 ★★★★★

김영란법은 새누리당 신임 원내지도부가 출범 한 달이 채 안돼 맞닥뜨린 난제였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순발력있는 판단을 내렸다. 김영란법의 2월 국회 처리 방침을 굳히고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를 자처했다. 김영란법의 논란 요소들을 감안, 다음 국회 회기로 넘어갈 듯 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여야 협의를 급진전시켰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김영란법 처리 시기가 미뤄질 경우 여당에 대한 여론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정책의총을 열어 새누리당 의원들의 중지를 모았다. 유 원내대표는 협상을 앞두고 "김영란법은 국민의 뜻이고 시대정신"이라며 2월 국회 처리의 의미를 부여했다.

당내 설득 과정을 무난하게 이끈 것도 성과다. 지난달 27일 오전에 첫번째 정책의총을 열었을 때는 참석자가 50여명에 그치는 등 관심이 저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휴일인 일요일 저녁에 '끝짱토론'을 각오한 정책의총을 또다시 열었다. 110명 이상의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11명의 의원들이 나서 열기 띈 토론을 벌였다. 결국 2월 국회 처리에 대한 당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김영란법 협상을 일임받아 여야 합의를 이끌어냈다.

◇'김영란법을 정치적 아이덴티티로' 안철수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5.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란법 처리의 촉매제를 자처했고 촉매제 투입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영란법 처리 필요성에 대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면서 이를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으로 연결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김영란법 제정 필요성을 의원총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고 올 초에도 김영란법 통과를 촉구하는 개인 성명을 내기도 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유승민·우윤근 양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 김영란법 처리 합의를 압박하는 정치적 효과도 거뒀다.


실제 유 원내대표는 안 의원과의 면담 후 정책의총을 개최해 김영란법의 '선(先)통과 후(後)보완' 방향으로 설득 작업에 나섰고, 정무위 원안을 고수하던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또한 김영란법 수정 합의의 명분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김영란법이 계기가 돼 경제 정책 분야에서 두 정치인의 교류가 확대될 지도 주목된다. 이들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모델 등에서 비슷한 정책 노선을 공유하고 있다. 안 의원이 유 원내대표를 방문했을 때도 김영란법 외에 경제 분야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으며 "'중부담-중복지'란 같은 용어를 사용했다"는 공감대를 확인하기도 했다. 향후 펼쳐질 '증세 없는 복지'와의 전쟁에서 두 사람이 우군을 형성할 가능성에 대해 타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너무 늦은 신중론 김무성' ★★ '무난한 당론 강조' 문재인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책의총과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신중한 처리 입장을 밝혀 유 원내대표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법이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충분히 지지받을 수 있는 주장임에도 당 안팎의 여론을 주도하기에 너무 늦은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김영란법 처리에 반대한 듯한 역효과만 났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영란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게 당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영란법 수정과 관련해서는 원내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입장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초 김영란법 원안에 가까운 법안을 직접 발의하는 등 김영란법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고 그동안 수차례 '조속 통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법사위로 넘어온 이후에는 수정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 당내에서도 '발목을 잡는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막판에는 여야 원내지도부와 국회의장을 찾아가 김영란법 처리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책임 떠넘기기란 비판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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