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전환율' 통계 맞아?…같은 아파트라도 '천차만별'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5.03.03 06:14

[빨라지는 '월세시대']<3>통계부터 뒷받침돼야

#올 초 은퇴한 박모씨(58)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원룸형 다세대주택 세 채를 매입하고 주택임대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주변 시세인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에 세를 놓았지만 한동안 방을 보러오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보증금을 높여 보증금 3000만∼4000만원, 월세 30∼40만원에 매물을 내놓자 거래가 성사됐다. 보증금 1000만원당 월세 10만원으로 계산한 것이다. 이때 적용된 전·월세전환율은 무려 12%.

전세는 부족하고 월세는 넘치는 ‘월세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월세통계가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월세통계의 표본이 적고 지역도 제한적이란 한계가 있어 좀 더 실효성있는 통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고 기준 실거래정보를 활용, 전·월세전환율을 산정한 결과 전체 주택은 7.7%. 유형별로는 △아파트 6.0% △연립·다세대주택 8.1% △단독·다가구주택 9.1% 등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된 저금리기조와 임대인의 월세전환에 따른 전세물량 부족 등으로 하락세를 보인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전세에 비해 월세 부담이 높음을 의미한다. 집주인의 주택 임대수익률을 따지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환율이 들쑥날쑥해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28㎡(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지난해 10∼12월 보증금은 2000만원으로 같아도 월세는 10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에 거래되는 등 차이가 컸다. 보증금 5000만원의 경우에도 월 85만∼125만원까지 다양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월세 가격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 현재 유일한 월세관련 통계인 한국감정원의 ‘월세가격동향조사’는 서울·부산 등 7개 광역시와 경기 등 전국 8개 광역시·도에 대해서만 발표한다. 표본도 3000여개에 불과해 특정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도 시세가 다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보증부 월세는 보증금과 월세로 구성되기 때문에 하나의 지수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지수의 현실 반영성을 높이고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활용해 전·월세전환율을 계산하는 등 체감에 가까운 통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월세를 구하는 세입자들이 보증금과 월세에 대한 시세정보를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집주인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세입자들이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월세 시세를 세밀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매와 전세, 월세 등의 거래가 적절히 이뤄져야 주택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지금은 쏠림현상이 심한 상황”이라며 “월세는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인 상황에서 지역·주택유형별 등에 따라 전·월세전환율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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