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은 우리 내수'…희망과 두려움 교차하는 산업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5.03.02 06:30

[기획(중)/FTA로 넓어진 경제 영토, 세계로 뛰는 '수출 한국']

수출과 수입, 교역, 수지 부문 제 1위 무역상대.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하루가 다르게 산업 경쟁력을 키워가는 나라.

이번엔 중국이다. 지난달 25일 한국과 중국이 FTA(자유무역협정)에 가서명하면서 우리 산업계는 '도전과 방어' '위기와 기회'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3년간 대 중국 수출은 연평균 13.9%, 수입은 연 평균 11.2% 늘었다. 한국은 중국 경제성장의 낙수효과를 누려왔다. 한국은 중국이 세계 곳곳에 수출하는 데 필요한 원부자재, 중간재를 공급해왔다.

◇무역수지 적자…중국이 만회해 대규모 흑자로=2013년 한국의 중국에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628억달러. 이는 그해 한국의 글로벌 무역수지 흑자 440억5000만달러의 143%로, 대다수 지역에서 적자를 중국에서 만회했다.

산업계는 원부자재, 중간재 위주 수출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이 재료를 공급하면 중국이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국제분업구조가 정착됐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완제품으로 갈수록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는 특성이 가져온 결과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에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건 우리 기업들에 상당한 위협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9월22일부터 10월 말까지 무역협회가 국내 121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 중국 수출입 및 현지투자시 최대 애로 요인'을 묻는 질문에 전체 기업의 58.4%가 '중국기업의 경쟁력(가격/품질) 향상'을 꼽았다.

우려는 당장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과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 중 경합을 벌이는 품목에서 중국은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경쟁력 향상 가속도…한국 기업 위협=실제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액과 수입액 기준 상위 5개 품목 중 일치하는 3개 품목(집적회로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부품)에서 무선통신기기부품의 수출액이 46억5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4.6%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액은 1년 사이 207.7% 급증한 31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수출액이 123억4000만달러로 수입액 20억8000만달러를 압도하지만 수출액이 7.3% 감소한 반면 수입은 5.3% 늘었다. 중국의 부품·소재 경쟁력이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렇다보니 산업계에선 환영보다 걱정하는 목소리가 먼저 나온다. 대표적인 산업이 석유화학이다. 한·중FTA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춘 품목은 관세 철폐 기간이 지나치게 길고 중국의 생산능력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나프타와 윤활기유의 경우 관세 철폐기간이 15년,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는 20년에 이른다. ABS 같은 제품은 LG화학이 세계 1위다.

그나마 10년 내 철폐 품목인 에틸렌은 중국 생산능력이 연간 1700만톤에 이른다. 이는 한국의 830만톤보다 월등히 앞서는 규모다.

철강은 난제다. 중국은 수입 철강제품에 3~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지만 이미 중국산 제품과 가격 격차가 관세율 이상 벌어져 있어 실제 효과는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중국 서비스 및 소비재 시장 직접 겨냥해야=TV와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전자제품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내수로 팔고 있어 직접 효과가 제한적이다. 다만 FTA 발효 10년 뒤부터 관세가 철폐되는 △500리터(ℓ) 이하 냉장고 △10kg 이하 세탁기 △에어컨 △전기밥솥 △진공청소기 등 소형가전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이번 FTA에서 완성차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자동차업계 표정은 밝다. 현재 완성차에 대해 중국은 한국산 승용차에 22.5%, 한국은 중국산 승용차에 8%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한·중FTA에서 실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한국이 소재를 공급하면 중국이 가공을 하는 지금까지의 분업구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이 매년 7% 이상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서비스 및 소비재 시장을 직접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수혜를 기대해 볼만 하다"며 "중국은 문화콘텐츠 산업을 강하게 규제했는데 규제 완화로 성장성이 더 커지고 교역이 활발해지면 운송업계도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침 중국이 세계를 상대로 수출하던 가공무역 제품의 비중이 축소되는데다 내수는 커지고 있어 인접국으로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혜선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구조가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고 의료, 통신 등 서비스산업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이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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