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난사' 故파출소장 제복받아든 유족 "하늘이 무너져…"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화성(경기)=강기준 기자 | 2015.02.27 19:13
故 이강석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 소장 / 사진=경찰청 제공
27일 오후 경기 화성장례식장. '화성 엽총난사 사건'으로 숨진 고 이강석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44)의 빈소에는 일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 소장의 제복이 유가족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제복을 받아든 부인은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제복에 얼굴을 묻었다. 중학생인 어린 두 아들은 안경을 벗으며 눈물을 훔치고 망연자실한 듯 벽에 기대어 있었다. 아버지의 제복과 마주하자 '아버지'를 외치며 오열했다.

유족들은 평소 가족에 따뜻했던 이 소장의 모습을 떠올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장모 송모씨(67·여)는 "동네 사람들이 사위 잘 얻었다고 모두 부러워했다"며 "수시로 찾아와 벼도 베고 깨도 털고 마늘도 심고 김장까지 혼자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위 믿고 살았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라며 눈물을 훔쳤다.

유족들은 또 이 소장이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등 강직한 경찰로서 성실히 근무했다고 입을 모았다. 둘째 매형은 "오늘도 신고 받고 3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며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워낙 상황이 다급해서 뛰어들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이 퇴거 명령으로 이주하는 등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어가다 최근에서야 상황이 나아졌다며 이 소장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장모 송씨는 "이 소장이 28살에 결혼하고 다세대주택에서 월세 얻어 살다가 이제 시골에 30평 전세 아파트에 이르게 됐다"며 "44살이면 한창 재미있게 살 나이인데 어쩌나"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청은 현장에서 순직한 이 소장의 장례절차를 유족과 협의해 추진하고 훈장, 특진 추서와 공로장 수여를 건의할 방침이다. 또 국가유공자로 신청하고 국립묘지에 안장토록 할 예정이다. 경찰위로복지기금, 유족보상금 등도 지급된다.


이날 경기 화성시에서 70대 남성이 가족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모두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총상을 입고 숨진 경찰관이 이강석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 소장(44)으로 확인됐다.

경찰청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앞서 이날 오전 9시34분쯤 화성시 남영동에 거주하는 성모씨로부터 "작은 아버지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엽총으로 쐈다"는 신고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당시 파출소 내에는 폭행사건 관련자 3명이 조사를 받고 있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이 소장은 이모 순경과 함께 신고 접수 3분후쯤 파출소에서 100여m 떨어진 사고지점에 도착했다.

이 소장이 주택의 현관문을 여러 차례 현관문을 열고 대화를 시도하자 피의자 전모씨(75)가 2차례 총을 발포, 오른쪽 어깨에 1발을 맞고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소장은 방검복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직후 순찰차 2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1층 거실에서 이 소장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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