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디자인 단순 통일했더니 흡연율이…

머니투데이 박경담 기자 | 2015.02.10 05:56

[the300][담뱃갑 위의 전쟁⓸] 담뱃갑 경고그림 해외사례

"모든 담배제품의 포장에는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메시지를 부착해야 하고, 경고메시지의 크기는 담뱃갑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11조의 한 조항이다. '담배제품의 포장 및 라벨'에 관한 규정을 담은 이 조항은 전세계적으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만들어졌다. 담뱃갑 경고그림은 비가격 정책임에도 담뱃값 인상과 같은 가격 정책과 함께 강력한 흡연 정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세계 180개국(2014년 말 기준)이 FCTC 비준국으로 가입한 가운데 실제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삽입한 국가는 77개다. 비준국으로 가입하면 협약 채택 3년 내에 준수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담배회사들과 흡연자들의 반대로 전면 실시되고 있지는 못하다. 우리나라 역시 2005년 비준국으로 가입했지만 경고그림 도입은 국회 문턱에서 번번이 가로막혔다.

담뱃갑 경고그림을 도입한 국가들은 대부분 흡연율이 떨어졌다. 경고그림은 △건강정보 습득 후 흡연자의 금연 결정 △청소년의 흡연 시작 예방 △금연상담전화 이용 증가 등의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호주는 금연 정책이 가장 활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2006년 경고그림을 담뱃갑 앞면에 30%, 뒷면에 90% 수준으로 넣은 호주는 금연상담전화가 한해 8만통(2005년)에서 16만5000통(2006년)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비흡연청소년의 3분의 2 이상이 경고그림을 통해 흡연을 예방한 효과가 있다는 학계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호주는 경고그림에 더해 2012년 '단순 담뱃갑 포장법(Plain Packaging)' 을 실시했다. 담뱃갑 디자인의 크기, 모양, 색깔, 글씨체를 회사 구분 없이 같게 했다. 흡연율은 15.1%(2010년)에서 12.8%(2013년)까지 크게 하락했다. 소비자 구매욕을 자극하는 담뱃갑의 디자인을 통일시켰더니 금연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단순 담뱃갑 포장법'은 지난해 프랑스에서도 도입돼 시행 중이다.

2002년 경고그림을 도입한 브라질은 31%에 달했던 흡연율(2000년)이 2003년 22.4%로 떨어졌다. 브라질은 특히 여성 흡연율이 26.9%(2000년)에서 18.4%(2003년)로 크게 낮아졌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태국이 대표적인 경고그림 도입 국가다. 태국은 2006년 세계에서 가장 큰 경고그림 사이즈(85%)를 담뱃갑에 적용했다. 그 결과 53%가 건강 위험을 더 인지하고 흡연자의 44%는 금연 의지가 강해졌다는 게 국제금연정책 평가프로젝트(ITC Project)의 조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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