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조양호 회장 '父女'…"박창진 사무장 불익 없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원광 기자 | 2015.01.30 17:54

[땅콩회항 2차공판](종합)조양호 회장 증인으로 참석...조 회장 "기업 문화 쇄신하겠다"

'땅콩 회항' 2차 공판이 열리는 30일 오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며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창진 사무장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서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사과드립니다. 박 사무장의 근무와 관련해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을 것을 이 법정에서 약속합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맏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30일 법정에 섰다. 서울서부지법에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열리는 ‘땅콩 회항’ 2차 공판에 증인자격으로 참석한 조 회장은 박 사무장에게 사과하며 향후 근무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3시50분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법을 찾았다. 검정색 코트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선 조 회장은 다소 경직된 표정과 담담한 목소리로 법원 출석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조 회장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저의 도리라고 생각해서 나왔다”며 “대한항공을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조 회장이 법정에 선 것은 재판부가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의 거취에 대해 묻겠다며 양형 증인으로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질문도 박 사무장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조 회장은 “박 사무장이 다시 운항해도 좋다는 허가를 오늘 받았다”며 “(박 사무장이 담당자와 면담 후 나가면서) 고맙다고 인사한 것을 봤을 때 굉장히 회사에 안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무장이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대한항공 대표이사로서 직원이 열심히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수시로 담당 임원과도 면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경직된 문화에 대해 조 회장은 “오해가 있다고도 생각이 된다”면서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면서 회사 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그는 “(조 전 부사장이) 임원으로서 지적사항을 본사에 와서 전달해야 했음에도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승무원을 하기시킨 것에 모든 잘못이 있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증언하는 중간에 목이 타는지 물을 따라 마시기도 했다. 특히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는 재판부의 마지막 질문에는 5초 간 말을 있지 못했다.

침묵 후 그는 “제 딸의 잘못으로 상처를 입은 승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아울러 회사 임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말했다.

10분 정도 증언한 조 회장은 서둘러 법원을 떠났다. 떠나기 직전 기자들을 만난 조 회장은 ‘딸을 법원에서 만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며 “부모의 입장에서 왔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당시 조 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김모 승무원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김씨는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밀치고 욕설을 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을 하던 도중 김씨는 울먹이며 “회사의 어떤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다”며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김씨를 만난 조 전 부사장은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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