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허위사실 유포 악플러에 '강경대응'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5.01.30 16:17

지난해말 유포 '재생 아몰레드' 사건 전말 공개…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가 개인의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적극 대응하는 등 온라인 평판 관리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악플러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대기업들의 대응 방식의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12월 초 인터넷에 유포됐던 '재생 아몰레드 사용'과 관련된 허위사실 유포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공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컴퓨터 커뮤니티 P사이트에 '이게 갤럭시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조모씨는 '삼성 갤럭시 노트4 10개 중 8개가 재생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넣어 새 것인양 조립,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 글은 여러 IT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져가며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즉각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사 측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네티즌의 의견은 댓글 형태로 찬반이 갈리기 시작했다. 조씨는 전직 삼성전자 직원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자신의 사원증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에 의해 조작된 사진임이 밝혀지자 다수의 네티즌들은 일명 '신상 털기'에 나섰다. 이를 통해 조씨가 19세이던 2012년 10월 한 달가량 실습생 자격으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휴대전화 관련 업무를 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2월9일 조씨는 본인 트위터에 여러 건의 글을 올렸다. 요약하면 본인은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협력업체 중 한 곳의 비리를 밝히려 했는데 더 큰 타격을 입히기 위해 삼성전자의 이름과 가치를 이용했다는 설명이었다.


같은 날 오후 5시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경찰서에 조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같은 달 24일 조씨는 구속 수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그가 게재했던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1차 하청업체에서 3주 가량 근무하면서 연출해 찍은 사실이 밝혀졌다. 또 조씨가 촬영자료를 미끼 삼아 삼성전자 측에 입사를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조 씨는 지난해 12월31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3년형이 구형됐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사건이 익명 뒤에 숨은 한 개인이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악의적 허위 사실을 유포한 대표적 사례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악플' 활동 중 가장 극단적인 경우라고 규정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적지 않은 기업들이 자사에 대한 악의적 루머와 관련해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식의 무반응으로 일관해 왔다"며 "실제로 정도가 심해 보이는 게시물을 관리자 권한으로 삭제하는 등 '소극적 관리'로 악플 문제에 대응해 온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점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평판을 구매 결정에 참조하게 되면서 최근 악플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자세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며 "온라인 평판 관리와 관련, 기업이라 해도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진 않겠다는 것이 전 세계적 트렌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 못지않게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불만이 파악되면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해야 하며, 여기에는 악의적 행동에 적절하게 법적으로 대응하는 행위까지 포함돼 있다"며 "소비자 역시 걸 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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