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수익 공유형 주담대 집값 안오르면 대주보 '직격탄'

머니투데이 세종=김지산 기자, 송학주 기자, 진경진 기자 | 2015.01.27 18:10

[2015 국토교통부 업무계획]

정부가 27일 밝힌 ‘공유형 초저리 은행대출’ 상품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책금융기관까지 동원해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하락했을때 은행들의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하면서 노골적인 ‘부자 지원’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이 상품은 주택매각 또는 중도상환시 매각차익(평가이익)을 은행과 공유하는 기존 ‘수익 공유형 주택담보대출’을 본따서 만들었다. 겉으로는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하락하면 은행이 손실을 입는 구조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다. 대한주택보증이 손실분 보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7억 대출에 7년간 1억원 안오르면 대주보가 보전’=대출금리는 코픽스에 1.0%포인트를 제하는 식으로 결정된다. 당장 이달부터 대출에 나선다고 가정하면 금리는 1.1%(코픽스(2.1%)-1.0%)가 된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들은 대출에서부터 이미 2%정도 손해를 안고 출발하는 구조다.

결국 대출 이후 매년 집값이 적어도 2% 이상 꾸준히 올라야 대주보가 생돈을 물지 않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7억원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받은 첫해 집값이 1400만원 상승해야 하고 7년간 적어도 1억원 이상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출 7년 이후부터는 대출 금리가 일반 변동금리로 바뀌기 때문에 보증기간 조건 등에 따라 대주보 부담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매각차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1%대 이자로는 은행이 손해를 보게 된다”며 “역모기지처럼 대출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익을 대주보가 보증해주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 동원하면서까지 ‘부자 지원’=전문가들은 은행 리스크는 모두 제거한 반면, 정책금융 안정성을 저해하면서까지 부자를 지원한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기존 공유형 모기지 대출 조건에서 무주택기간과 재직기간 등을 폐지해 하우스푸어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집값 하락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집을 사도록 하는 것은 하우스푸어 문제를 부추길 소지가 크다”며 “새로운 모기지 상품도 임대인 혹은 집을 살 수 있는 사람 등 집부자만을 위한 정책”이라며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이번 대책으로 가계 부채가 확대되고 결국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정금리에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기금의 재원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자칫 주택기금의 재정 취약으로 이어져 다양한 주거복지에 쓰일 재원이 모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세난에는 도움, 상품 인기는 “글쎄…”=이번 상품이 수도권 전세수요의 자가주택 이동을 도울 수는 있어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면 소비자들은 수익을 공유해야만 하는 공유형모기지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거라는 의견이 다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처럼 전세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는 곳에선 자가주택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가격이 오를 때는 수익을 나누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매력도가 떨어지는데다 강남에서나 수요가 있는 중대형 아파트도 9억원 가격에 걸려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KDI 부연구위원은 “주택 가격이 하락할 때나 공유형모기지가 잘되는데 현 시장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가 별로 없는 곳에 공유형모기지 수요가 몰리는 건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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