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예측하는 흥미로운 '스포츠 징크스'

머니투데이 김재훈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래플린 대학 경영학 조교수 | 2015.01.28 08:30

[미국주식 이야기]<5>스포츠와 주가…우연의 일치 vs 인과관계?

편집자주 | 미국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슈와 돈 버는 투자전략, 그리고 흥미로운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연초 끝없이 추락하는 유가, 그렉시트의 공포, 스위스 고정환율제 폐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정책 등 수 많은 변수들은 주식시장의 향방을 안개에 쌓이게 한다. 이때 족집게처럼 주식시장의 향방을 알려주는 마술지팡이 같은 바로미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마법 같은 지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이 그러한 지수라고 '믿고' 싶어하는 흥미로운 주식시장 징크스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오늘날 스포츠가 가장 발달한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야구, 농구, 미식축구, 축구, 아이스하키 등 많은 프로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서부개척정신을 나타내는 땅 따먹기와 단판승부의 결승전으로 대표되는 미국 프로풋볼은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로 꼽힌다.

1985년 이래로 해리스 폴(Harris Poll)은 18세 이상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오고 있는데 작년에도 응답자중 35퍼센트가 미국 프로풋볼을 선택, 30년째 미국 최고인기의 스포츠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다음으로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14 퍼센트)과 대학 미식축구 (11퍼센트)가 뒤를 잇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이러한 스포츠들과 관련된 재미난 징크스들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징크스들은 논리적 근거를 찾기 힘든 경험적 속설들로서 주식시장의 예측지표로 삼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우선 미국 프로풋볼과 관련된 징크스로서 ‘슈퍼볼 징크스’를 들 수 있다. 이제 며칠 뒤인 다음달 1일 (현지시간) 일요일에는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 소속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 소속의 디펜딩 챔피언 시애틀 시호크스간의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이 열린다.

보통 ‘슈퍼볼 징크스’는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 소속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하락하고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 소속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슈퍼볼 경기가 시작된 1967년 이래로 작년까지 이러한 속설이 맞아떨어진 경우는 48번중 39번으로 80퍼센트가 넘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기준).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 Snopes.com에 따르면 원래의 ‘슈퍼볼 징크스’는 보다 정확하게 말해서 1970년 아메리칸 풋볼리그(AFL)가 내셔날 풋볼리그(NFL)에 통합되기 전, 아메리칸 풋볼리그 출신팀이 승리하면 증시가 하락하고 원래의 내셔날 풋볼리그 출신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상승한다는 속설이었다.

1970년 이전에는 아메리칸 풋볼리그(AFL)랑 내셔널 풋볼리그(NFL) 두개로 나뉘어져 있었고 1970년 두 개가 합쳐져 NFL로 재탄생되면서 NFL은 다시 아메리칸 풋볼 콘퍼런스(AFC)와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로 나뉘게 됐다. 그런데 현재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에 속한 팀은 과거의 아메리칸 풋볼리그(AFL)에 속했던 팀들만 있는게 아니고 과거의 내셔날 풋볼리그(NFL)에 있던 팀들도 포함돼 있다. 상대적으로 원래 AFL소속이었던 팀들 숫자가 적어서 발생하는 일이다.


그래서 요즘에 NFC소속팀과 AFC소속팀끼리 우승컵을 겨루더라도 원 소속팀을 따져보면 1970년 통합 이전의 NFL소속팀들끼리 시합하는 경우가 잦다. 참고로 2008년 이후 작년까지 2008년, 2012년, 그리고 2014년을 제외한 나머지 해들은 원래 내셔널 풋볼리그팀들끼리 붙은 경기였다. 결국 누가 이기든 원래 내셔널 풋볼리그팀이 우승하는 경기였다는 말이 된다.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에도 관련된 징크스가 있는데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 주식시장에는 나쁜 전조라는 것이다. 과거 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총 횟수는 4번으로 1969년, 1973년, 1986년, 그리고 2000년이었다.

가을의 잔치인 월드시리즈 직후인 10월말부터 다음해 10월말까지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살펴봤을 때 1969년, 1973년, 그리고 2000년 3번 모두 뉴욕 메츠가 진출했던 해 10월말부터 다음해 10월말까지 다우지수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1986년의 경우 예외적으로 다음해 10월말까지 다우지수가 약 6.2% 증가해서 징크스가 깨졌으나 대신 1987년의 악명 높았던 주식시장의 대폭락, 블랙먼데이를 10월 19일 경험했다. 하지만 총 4번에 불과한 이러한 결과는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

이처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스포츠 경기의 결과와 주식시장의 성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허위상관관계 (spurious correlation)라고 하는데 간단히 말해서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상관관계 (correlation)는 인과관계 (causation)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와 같은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것은 위험한 방식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단지 흥미로운 사실로서만 받아들일 때 의미가 있다.

한편 Zacks Investment Research 웹사이트는 학술적인 연구는 아니지만 Seeking Alpha 웹사이트에서 2012년 발표한 재미있는 분석을 소개하고 있다. 즉 1999년부터 2011년까지의 블룸버그지수 데이타를 이용하여 슈퍼볼 개최도시 기반의 회사 주식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S&P 500 연간수익률을 단순 비교했는데 S&P 500이 연평균수익률 2.02 %를 기록한 반면에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월등히 높은 9.65%에 달했다.

또한 우승팀 도시기반의 회사주식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과 준우승팀 도시기반의 회사주식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수익률도 계산했는데 각각 9.15%와 2.41%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들이 다른 요소들을 통제한 이후에도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 ‘슈퍼볼 후광효과’를 완전히 무시할 수 만은 없다는 걸 보여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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