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돌아온 외국인, 지속가능성은?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5.01.27 11:35
지난해 말부터 한국증시의 발목을 잡던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이 하나씩 해소되면서 코스피도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연일 매물을 쏟아내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던 외국인도 모처럼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지속가능성 여부다.

27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1% 오른 1945.48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고점(1946.55, +0.56%)에 비해서는 다소 낮지만 견조하게 1940선 상단을 지켜내고 있다. 코스피가 현 수준에서 마감할 경우 지난해 12월26일(1948.16) 이후 약 1개월만에 1940선을 회복하게 된다.

이날 강세는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매수 때문이다. 전일 1092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390억원을 순매수, 하루만에 방향을 틀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의 양적완화 방안이 발표될지 여부가 불투명했던 데다 그리스 총선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국인은 지난 12~19일 6거래일간 7600억원의 매물폭탄을 쏟아내며 코스피를 1900밑으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20일 이후 이날까지 기간 중 26일 하루를 제외하고 외국인은 최소 300억원에서 1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간을 조금 더 길게 잡을 경우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외국인은 1월4주(1월19일~23일) 코스피시장에서 2375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2주 이후 6주간 지속된 순매도세가 마침내 주춤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의 귀환은 선물시장에서 더 눈에 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지수선물을 지난 19일 이후 7거래일째 순매수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200지수선물을 1777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7거래일일간 외국인 지수선물 순매수 규모는 3조원을 웃돈다.

외국인의 이같은 현·선물시장 동반매수는 외국인 귀환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선물매매는 외국인 현물매매에 선행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지난주 외국인 누적 선물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또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심리변화는 현물시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일변도로 쏠렸던 투자심리가 서유럽 및 신흥시장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달러강세에도 미국증시는 약세를 나타내는 반면 서유럽 증시는 올해 5% 이상 상승하고 있다"며 "신흥시장 수익률도 선진시장을 3.7%포인트나 앞서고 있고 신흥시장 상대적 강세는 5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흐름 역시 외국인의 한국증시 추가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고점을 찍은 원/달러환율이 점차 하락하는 등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달러강세 흐름은 주춤하고 있다"며 "유가하락, 내수부진에 따른 경상수지 확대가 원화강세를 이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를 3개월 가량 누적해 보면 원/달러환율의 3개월 변화율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며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시점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초 이후 진행된 원화강세 효과가 ECB의 양적완화를 계기로 외국인 매수를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0.8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12월 일평균 환율에 비해 각각 1.49%, 2.07% 낮은 수준이다. 대신증권의 김 연구원 역시 2월 중순 이후 달러강세가 주춤해지면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코스피 매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같은 요인이 추세적으로 진행될 것인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추세적 유입에 대해 회의적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국제유가 반등, ECB 양적완화 가동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는 여전히 한국증시에 관심이 없음을 재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주간기준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데 대한 지적이다.

김 팀장은 "2013년, 2014년에 각각 외국인은 3조원, 4조6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이것이 객관적으로 외국인에게 기대할 만한 매수규모 수준"이라며 "단지 외국인 순매수 전환시점과 시그널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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