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부진에 시달리는 코넥스시장이 힘스인터내셔널의 자진 상장폐지로 인해 부담을 안게 됐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스스로 떠난 첫 사례여서 코넥스 활성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힘스인터내셔널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자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디오텍의 요청으로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한 결과, 상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힘스인터내셔널은 오는 3월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13일 상장폐지를 신청할 계획이다. 디오텍은 정리매매기간과 상장폐지 후 6개월 동안 힘스인터내셔널의 소액주주로부터 주식을 주당 1만4300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현재 힘스인터내셔널의 주가는 1만3000원이다.
디오텍은 지난해 9월 시각장애 보조기기 개발업체인 힘스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상장 폐지를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디오텍의 힘스인터내셔널 지분율은 87.7%다. 디오텍 관계자는 "상장기업은 증권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주가 상승으로 기업의 밸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힘스인터내셔널은 인수 당시에 거래도 거의 없었고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할 필요도 없어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인 디오텍은 자회사까지 상장하는 걸 원치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일반적인 코넥스 상장사와 달리 힘스인터내셔널은 VC의 보유지분이 없기 때문에 상폐 과정에 별다른 걸림돌도 없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C 관계자는 "투자기업을 코넥스에 상장한 뒤 자금을 회수하기도 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거래가 전무한데다 코스닥 이전 여부도 불확실해 시장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차라리 코스닥의 상장 조건을 낮춰 예전처럼 벤처기업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회복시키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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